- 2015년 한국 인천섬 -
에어콘 바람이 시원하다. 버너위에는 해물탕이 부글부글 끓고 있다. 나와 K군은 한 모금씩 국물을 맛본다. 역시 이 맛이야 하는 듯이 엄지 손가락을 동시에 치켜든다. 얼음처럼 차가운 소주잔을 든다. 서로 건배를 하며 원샷을 한다. 뜨거운 액체가 목을 타고 들어간다. 카~ 소리를 내며 잔을 탁상위에 내려 놓는다. 이 맛에 한국에 사는 거지.
“우리는 평민이라서 어쩔 수 없나봐. 이런 게 좋으니 말이야.”
“그러게요. 그리스에서 얼마나 국물요리 먹고 싶었어요? 그냥 조개 넣고 물만 넣고 끓이면 되는데 말이죠. 양념도 안 해도 되유. 어때유? 맛있쥬?” 우리는 크크 거리며 웃는다. TV에서 하는 유행어를 하면서 좋아 죽겠단다.
“그래도 이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뭔가 해야 되는 거 아닌가요?”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라고 평범한 직장인 M씨가 답했다.
-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