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나 이거 사고 싶어."
딸이 보여준 건 반짝이는 슬라임 키트였다.
특별한 날도 아닌데, 가격은 만 원이 훌쩍 넘었다.
"이번 달 용돈 다 썼잖아. 다음 달에 사면 어때?"
내가 조심스레 말하자, 딸은 입을 삐죽 내밀며 등을 돌렸다.
그날 저녁, 딸은 방에서 한참을 나오지 않았다.
사실, 그럴 만도 했다.
나는 종종 무심코 택배를 주문하고, 필요 이상으로 간식을 사오기도 한다.
(물론, 나를 위한 것보단 가족들이 필요한 것들이다.)
카드 한 장으로 쉽게 결제하면서
딸 앞에서 돈을 아끼자는 말을 하는 내 모습이
스스로도 조금 부끄러웠다.
며칠 뒤, 딸이 조용히 다가와 작은 통을 내밀었다.
핑크색 강아지 저금통. 딸의 보물 상자 같은 물건이다.
뚜껑을 열며 말한다.
"이거 모은 거야. 이번엔 이걸로 살래.
...근데 엄마, 돈을 많이 벌면 진짜 행복한 거야?"
나는 잠시 말을 잃었다.
행복.
그게 돈과 얼마나 연결되어 있을까.
나는 아이에게 "행복은 돈보다 마음이야"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사실 나 자신도 그 질문 앞에서 늘 흔들렸다.
아침마다 시간이 없어 소리치고,
기저귀 값 걱정에 한숨짓는 날들 속에서
'조금만 더 벌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안 해본 적이 없으니까.
"음... 행복이 꼭 돈 때문만은 아니지만,
돈이 있으면 선택이 좀 더 많아지는 건 맞는 것 같아.
그런데 엄마는 지금 네가 이렇게 생각해준 것만으로도 되게 행복해."
딸은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그리고 조심스레 슬라임 키트를 샀다.
다음 날, 나는 딸의 책상 위에 작은 쪽지를 발견했다.
연필로 쓰여 있었다.
“다음에도 용돈 모은거로 꼭 사고 싶은 거 살래. 나 잘했지?”
나는 웃으면서, 조용히 눈물을 닦았다.
아이에게 돈을 가르치는 건, 숫자를 알려주는 게 아니었다.
가치와 선택, 때론 기다림을 알려주는 일이었다.
그리고 그 과정을 통해
나 역시 배워가고 있었다.
오늘도,
나는 엄마라는 이름으로
다시 자라고 있다.
《엄마의 돈 공부, 아이와 함께 크는 중입니다》는
세 아이와 함께 살아가는 워킹맘의 경제 성장 일기입니다.
오늘도 돈 이야기를 통해 가족이 함께 자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