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나 이번 달엔 돈을 안 쓸래."
초등학교 3학년 딸이 말했다.
며칠 전, 저금통을 열며 "이번엔 꼭 모을래"라고 다짐했던 그 아이였다.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과연 얼마나 갈까...'
하지만 그날 밤, 딸은 색연필을 꺼내어 작은 노트를 꺼냈다.
표지를 장식하고, 첫 페이지에 이렇게 적었다.
[용돈 가계부 - 코코의 용돈 다이어리]
아이와 함께 가계부를 쓰기로 한 건,
용돈을 줘도 금세 다 써버리는 딸과 자꾸 갈등이 생겼기 때문이다.
"왜 또 샀어?", "다음 달엔 좀 참자"라는 말이
점점 우리 사이에 쌓여가는 걸 느꼈다.
그래서 제안했다.
"이번엔 엄마랑 가계부 한 번 써볼까?"
의외로 딸은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엄마랑 같이 뭔가 한다'는 것 자체가 좋았던 모양이다.
처음 며칠은 재미있었다.
편의점에서 산 과자 1,200원
문구점에서 산 반짝이펜 2,500원
딸은 귀여운 이모티콘까지 그려가며 하나하나 적었다.
나는 옆에서 수입과 지출의 개념, 남은 돈 계산을 천천히 설명했다.
'지금 설명 안 해도 괜찮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딸은 의외로 잘 받아들였다. 아니, 나보다 더 꼼꼼했다.
그런데 며칠 뒤,
딸이 편의점 앞에서 잠시 멈췄다.
"엄마, 나 사실 이거 사고 싶었거든... 근데 오늘은 안 살래."
"왜?"
딸은 작게 웃으며 말했다.
"지금은 모으는 재미가 더 커."
그 말을 듣는 순간,
나는 말 없이 딸의 손을 꼭 잡았다.
'모은다'는 선택이 이렇게 자연스럽게 나오다니.
가르친다고 되는 일이 아니라,
같이 해보니 달라진다는 걸 그제야 알았다.
그날 밤, 내 가계부에도 몇 자를 적었다.
오늘 딸이 가르쳐준 것:
'돈을 쓰는 기쁨보다, 모으는 기쁨이 클 수도 있다'
엄마도 배우고 있다.
조금 느리게, 아이의 속도에 맞춰.
《엄마의 돈 공부, 아이와 함께 크는 중입니다》는
세 아이와 함께 살아가는 워킹맘의 경제 성장 일기입니다.
오늘도 돈 이야기를 통해 가족이 함께 자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