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놀라운 일이 저에게도 생겼습니다!

by 메이


단 3시간 만에

잃어버린 지갑이 우리 집으로 돌아오는 일.

신분증, 운전면허증, 각종 멤버십카드와 현금 110달러 까지, 그 어떤 것도 잃어버리지 않은 채. 내가 실수로 떨어뜨린 지갑의 그 상태 그대로 우리 집에 돌아오는 일.


그런 놀라운 일이 저에게도 생겼습니다.

왜냐하면, 여기는 캐나다니까요.




나는 운전면허증을 잃어버려 운전을 못하니, 버스를 타고 집에 가야 한다. 버스카드도 잃어버렸고 대신 사용할 수 있는 신용카드도 없으니 1달러 동전 3개 3달러를 주머니에 넣어 나갔다. 아이 학교가 끝날 때까지 도서관에서 기다려야지. 실의에 빠진채 자기반성의 시간을 가지고 있는데 남편에게 전화가 왔다.



오늘 혹시 Oakridge 갔어?

혹시 지갑 잃어버렸어?

도서관이야?

그럼 나가서 전화받아볼래?




내가 지갑을 잃어버린 것을 가장 숨기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바로 남편이다. 인생이 아맞다인 나와 실수할 일이 뭐가 있냐는 남편. 중요한 일이 있으면 일주일 전부터 떨려서 호들갑인 나와 아주아주 중요한 일도 그저 다른 많은 일들처럼 쉽게 처리하는 것 같은 남편. 그런 남편에게 지갑을 잃어버리는 것 같은 허술한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았다는 말이지. 하지만 남편이 어떻게 내가 지갑을 잃어버린 걸 아는걸까?




집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 노크하는 소리에 나가보니 하우스매니저와 낯선 사람이 서있더란다. 알고봤더니, 지갑을 주운 사람이 지갑 속 신분증을 보고 운전을 해서 우리집까지 온 것. 그리고 우리집 호수를 잘 못찾아 메인 오피스로 갔고, 거기서 하우스매니저가 지갑을 찾아준 은인을 데리고 우리집 까지 온 것. (네, 제가 부주의하여 지갑을 잃어버린 것을 남편 뿐만 아니라 하우스매니저까지 알게 되었습니다)



내가 지갑을 주웠다면 있던 자리 그대로 두었겠지만 이렇게 적극적으로, 주인을 찾아 주기 위해 운전까지 해서 다른 동네까지 오지 않았을 것 같다. 뭔가 없어진 것은 없는지 의심의 눈초리를 받는 것도 싫었을 것 같고 모르는 사람을 위해 굳이 내 시간과 노력을 들여서 하지는 않았겠지. 하지만, 벤쿠버 사는 Olivia 씨는 저를 위해서 그런 수고를 감수해 주셨습니다. 남편이 전화번호를 남겨주어 내가 전화를 해 감사하다는 말을 직접 전했는데, 나를 도울 수 있어서 행복하다는 Olivia 씨의 말. 어쩜 이렇게 마음이 곱나요....캐나다 사람들은 다들 이렇게 친절한가요...


사실 오늘 그 낯선 동네에 가게된 것은 아이 친구의 생일 선물을 구입하는 용무 때문 이었다. 그리고 그 친구의 이름도 바로 Olivia! 두 Olivia 우연이 합쳐져 기적을 만드는 오늘 하루였구요. 그래서 어제도 몰랐고 오늘도 내 지갑이 아니었다면 몰랐을 Olivia씨와의 전화통화 중 나는 이 이야기를 하며 다음에 내가 영어이름을 만들게 되면 Olivia로 하겠다고 호들갑을 떨었다.




벤쿠버에 있어서 다행이고 기적같은 오늘 하루다. 다시 찾은 지갑, 놓치지 않을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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