흘려버렸다
내가 타려는 버스가 정류장에 오는 걸 보고 지갑에서 카드를 꺼내고 가방에 넣었다.
넣었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흘려버렸나 보다
버스에 타서 카드를 지갑에 넣으려 아무리 찾아도 보이지가 않았다. 다음 정류장에서 바로 내려 뛰어갔지만 지갑은 이미 보이지 않았다.
원래 그 정류장에서 타려던 게 아닌데
낯선 동네에서 헤매다 그 정류장에 멈춰 섰고
원래 연락도 안 오는데
누군가 급하게 물어보는 것이 있어 검색하고 답장을 쓰느라 정신이 없었고
원래 현금도 안 넣어 다니는데
오늘따라 현금이 있었다. 많았다.
원래 안되려고 하면 그렇게 안 되는 법이다.
운전면허증을 재발급받으려면 ICBC라는 곳에 방문을 해야 하는데 가장 가까운 예약일이 다음 주 수요일이다. 그전까지는 면허증도 없으니 운전도 할 수 없고 버스카드도 잃어버려서 버스도 탈 수 없다. 그래서 오늘 아이 학교에는 자전거를 타고 데리러 왔다.
찾아보니 지갑 속 현금까지 그대로 분실물센터에 맡겨져서 찾은 경우도 있고 지갑 안 신분증 주소로 경찰이 지갑을 찾아온 경우도 있단다. 나라면 지갑을 그 자리에 두거나 찾아 쥐었을텐테. 내 지갑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나와 같은 마음을 가진 사람이라면 좋을 텐데. 나도 내 지갑을 다시 찾게 되는 그런 행운이 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