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게 진전되는 내부공사
1층, 2층, 3층, 4층... 건축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항상 다음 목표가 있다.
1층이 타설 되면 2층을, 그리고는 3층을 기다린다.
항상 다음이 있기에 쉬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는 느낌은 들지만
목표까지 간 기쁨도 잠시,
끝없이 그다음을 바라본다.
늘 무언가에 목말라있다.
꼭 우리가 지금까지 살아온 과정과도 같다.
대학을 가면, 취직을 하면,
승진을 하면, 결혼을 하면,
아이를 낳으면, 아이가 학교에 가면,
내 집 마련을 하면, 돈을 얼마를 모으면,
하면, 하면, 하면...
무엇만 되면 행복해질 것 같지만
이룬 즉시 그다음 목표가 생긴다.
그래서 또 기다린다.
이게 맞는걸까?
그렇다고 다른 뾰족한 수가 있는 것은 아니다.
일단 시작한 것은 마무리를 지으려 노력할 수밖에..
겉에서 보면 9월의 공사는 변함이 없는 것 같다.
높이도 그대로고 비계와 가림막에 가려서 건물이 보이지도 않는다.
하지만 안에서는 바쁘게 내부 공사가 이어지고 있다.
9/4~9/10 창호 설치, 단열재와 방통 미장
모든 방의 창호가 설치된다.
우리는 빗물이 스며드는 것을 방지하고
디자인적 요소를 가미하고자 창호를 둘러싸는 금속판넬을 붙이기로 했다.
시공사에서는 '후레싱'이라고 설명했다.
콘크리트 벽과 외장재 사이에는 단열재가 들어간다.
벽-단열재-외장재 의 순서가 되는 것이다. 이번 주는 단열재를 붙인다.
그러는 사이, 각 방에서는 난방을 위해 보일러 선을 깐다.
콘크리트 바닥 위에 완충재를 깔고, 난방 배관의 평평한 설치를 위해 기포콘크리트를 타설한다.
그 위에 난방 배관을, 그 위에는 시멘트로 다시 마감한다.
이를 방통미장이라고 한다.
양생이 되면 바닥재가 시공될 것이다.
욕실과 엘리베이터실의 바닥 방수 작업이 이어진다.
9/11~9/16 외장재 발주, 시공 시작
집짓기를 결정할 때부터 생각해 놓았던 외장재는 롱브릭 타일이었다.
비용의 제한 때문에 석재타일과 브릭타일 중에서 고민을 하게 되었는데
토지 크기가 작기 때문에 건물이 커 보이려고 애쓰기보다는
자연스러운 규모로 보이기를 원했다.
시공될 외장재인 롱브릭타일은 국내에 물량이 부족하여
도착까지 1~2주 정도 더 시간이 소요되었다.
이제 롱브릭 시공을 시작한다.
9/18~9/27 석고보드 시공
각 방의 벽과 천장에 석고보드가 시공된다.
석고보드 안에는 전기, 인터넷, TV 등 각종 선이 지나간다.
콘센트를 가급적 많이 만들어달라고 요청한다는 것을 그만 깜빡하고 말았다.
시공사는 경험이 많으니
기본적인 갯수 이상은 확보해주리라 기대하는 수밖에 없다.
도시가스 배관이 이어지고,
엘리베이터 설치는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다.
추석 연휴가 시작되었다.
추석 전에 비계를 해체하겠다는 목표는 달성하지 못했다.
건축주가 가장 감동받고 뿌듯한 순간이 비계 해체라고 하는데
아쉽지만, 연휴가 지난 이후를 기약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