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을 하면서 여름학기 마지막 과제가 있다면, 학생들의 ‘비자 신청’이다.
9월 새 학기를 준비하는 이 시기, 새롭게 입학하는 학생들을 위한 비자 신청에 분주하다.
GCSE, A-Level 시험이 끝나고, 새로운 학교나 대학에 진학을 앞둔 학생들은 본격적으로 비자 준비에 들어간다.비자는 매년 신청하지만, 그때마다 헉 소리가 절로 나온다.
"비용" 때문이다.
영국은 매년 비자 관련 비용을 ‘야금야금’ 올린다.
그 속도는 단순한 물가 상승률을 훌쩍 넘긴다.
20년 전만 해도, 학교에서 받은 레터 달랑 한 장이면 입국 도장을 받고 1년을 지낼 수 있었다.워크퍼밋 5년이면 영주권도 가능하던 시절. 지금 아이들에게는 그야말로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이 되어버렸다.
2025년 기준, 영국 학생비자 신청 비용은 £523.하지만 이건 ‘기본’일 뿐이다. 한국에서 신청하면 비자 발급까지 약 3주가 걸린다.
시간을 절약하고 싶다면?
추가로 약 £500를 내고 'Priority Track (우선 심사)' 서비스를 신청하면 5일 만에 비자가 나온다.
하루 만에 받는 서비스도 있지만, 거기에 또 £1000이 추가된다.
게다가 의료보험 비용도 만만치 않다.영국은 NHS(국가의료서비스) 체계 덕분에 시민은 무료로 진료를 받을 수 있지만, 유학생은 1년에 £776를 납부해야 한다.비자가 1년짜리라도, 4개월을 더 얹어주는 대신 그 4개월에 대한 보험료까지 꼼꼼히 챙겨간다.그야말로 ‘얌체같이’ 계산하는 나라다.
2년, 3년짜리 학위를 준비하는 학생일수록 비자 비용과 의료보험료는 부담으로 다가온다.
‘영국에서 공부한다’는 선택이 결코 가볍지 않은 이유다.
그런데도 왜 영국일까?
이런 비자 비용을 감수하면서도 많은 학생들이 영국을 선택한다.
"왜일까?"
영국은 ‘교육’ 하나만큼은 강하다는 걸 살수록 실감하게 된다.수백 년의 전통을 보존하면서도 시대에 맞는 교육 시스템을 유지하고 있다. 세계 각국에서 학생들이 몰려들고, 수많은 명문대와 사립학교가 경쟁력 있는 교육을 제공한다.
게다가 관광지로서의 매력도 크다.
런던, 옥스퍼드, 캠브리지… 이름만으로도 전 세계인의 관심을 끌기 충분하다. 영국은 교육과 관광, 이 두 가지 키워드로 전 세계를 품고 있다.
빈 가방을 흔들던 아이들이 세계를 흔들다
영국의 초등학생들을 보면 가끔 놀라곤 한다.책가방이 비어 있기 때문이다.
숙제는 거의 없고, 있다 하더라도 10분이면 끝나는 수준이다.
‘이게 공부를 하는 걸까?’ 싶기도 하다.
하지만 그 아이들이 자라 세계를 이끄는 리더가 된다.공부를 억지로 시키지 않는다.
대신,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아이의 잠재력을 발견하고, 자연스럽게 성장하게 한다.
영국 교육의 진짜 힘은 여기 있는 듯하다.학생비자를 매년 진행하면서 불합리하다고 느껴지는 지점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이들이 영국을 향하는 이유는 분명해 보인다.
비자는 단순한 서류가 아니라, 영국 교육의 문을 여는 첫 열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