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자리의 기억

결국 끄트머리에 가서야 알게 되죠

by 마혜경


Florian Kaluer | Unsplash



가장자리의 기억



손가락을 베었다

지문이 사라졌다

다시 찾을 수 있을까

물고기 비늘처럼 균등한 선

기억이 기억하고 있을까


넓이를 기억하고 있는 호수는

바람을 둥글게 말아 둘레로 밀어낸다

바다는 파도의 리듬으로 테두리를 기록한다

기억을 믿을 수 있을까


잘린 무늬는 바깥에서부터 채워졌다

고스란히 차오른 결은 유독 가늘었다

빗살무늬토기 같았던 아버지의 생애


멀리 떠난 아버지의 신발을 신고

우리는 더 먼 기슭까지 걸어가곤 했다

칼 같은 여의 끄트머리에 도달하자 심장을 베기도 했지만

아무도 몰래 사라진 아버지의 무늬

종잇장처럼 얇고 날카로운

가장 자리의 안부가 궁금했다


그 후 모든 새벽이

가장자리에서 밝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