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기들과 다름없이 소방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다가
'파이어 마커스'라는 회사가 있다.
소방패션전문브랜드다.
‘소방을 담다’라는 슬로건으로
소방에서 폐기되는 소방호스로 가방을 만드는 것을 시작으로
소방관의 이야기를 담은 다양한 제품을 선보인다.
창업자인 이규동 대표는
소방관이었던 아버지의 적극적인 권유로 소방관련 학과에 진학하고,
동기들과 다름없이 소방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던 학생이었다.
비슷한 공부를 하는 수많은 사람 틈에서
그는 다시 진로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창업동아리에 들었고,
2014년 버려진 소방호스로 제품을 만드는 아이디어로 창업까지 하게 되었다.
소방호스라는 소재로 제품을 만든다는 콘셉트가 특이하다.
이규동 대표는 이 아이디어를 창업대학원에 진학해
창업 관련 준비를 하던 시절 얻게 되었다.
우연히 박원순 서울 시장이 지은
《세상을 바꾸는 천 개의 직업》이라는 책을 읽게 되었고,
그 책에 나온 ‘엘비스앤크레스’라는,
영국에서 폐소방호스로 제품을 만들어 판매하는 기업을 만나게 된다.
이전까지 본인의 거의 모든 관심사였던 소방과 관련된 것으로
의미 있는 제품을 만들어 가는 회사가 있다는 점이 확 끌렸다.
‘나도 할 수 있을까?’ 생각하다가
‘한번 해보자’로 마음을 굳히고 움직였다.
초반에는 가방 만드는 걸 모르니까 홈메이드, 홈패션 하는
아주머니들 찾아다니면서 발품으로 배웠다.
소방 호스를 수거하고 자르고 세척해서 만드는 걸
시스템 화하는 데까지 6개월 정도가 걸렸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일이 폐소방호스를 수거하는 일이었다.
정말 발품을 많이 팔았다.
어차피 소방서에서는 교체 주기마다 소방 호스를 바꿔야 한다.
아주 작은 흠이라도 나면 쓸모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버릴 때도 도 돈을 내고 버린다.
직접 찾아가 만나 뵙고, 취지를 설명하면 보통은 그냥 받을 수 있었다.
이것 역시도 프로세스를 만들어서 전국에서 받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호스를 받아서 보관도 해야 하고, 무엇보다 공간이 중요했다.
처음에는 집 바로 옆 쌀 포대 놓는 컨테이너에서 사업을 시작했다.
오피스텔에서 소방 호스랑 먹고 잤다.
서울혁신파크에 입주해서 사무실을 사용하다가
서울 새활용플라자에 둥지를 잡을 수 있었다.
안정적인 사무실이 생겼다는 것이 좋았다.
일부러 약속을 잡아 만나고 싶은 새활용 기업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는 점도 좋았다.
파이어마커스는 사무실 뿐만 아니라
세탁실, 폐소방호스 보관하는 창고 등
제품을 보관하거나 자재를 보관하는 것 때문에
공간이 무엇보다 필요한 회사다.
'새활용'은 따지고 보면 아이디어이면서 방법이다.
어떻게 하면 여기에서 더 제품을
발전시킬 수 있을지 고민을 많이 하는데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 창업가들과
대화하면서 아이디어를 얻기도 해요.
또 공간을 찾는 분들이 계속 관심을 준다.
한 번이라도 더 들여다보고, 취지를 들으면,
제품 자체에 많이 공감해준다.
어떻게 보면 새활용플라자에 입주해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마케팅이 되고 있다.
‘소방관의 안전이 시민의 안전이고
시민의 안전이 소방관의 안전이다’라는 게
현재 파이어마커스의 비전이다.
이 비전에서 벗어나는 일이나 제품을
만드는 일은 하지 않으려고 한다.
업사이클링을 기반으로 소화기에
디자인을 입혀서 출시한 것도 이것 때문이었다.
이전까지는 제품 하나가 팔릴 때마다
소방관분들께 소방장갑 하나씩 기부를 했다.
그런데 김영란법 제정된 이후로 그게 어려워졌다.
소방관분들께 정말 필요한 게 무엇인지 많이 물어보았다.
하나로 귀결되는 대답은 시민의 안전이었다.
시민 스스로 안전을
지킬 수 있는 제품이 무엇일지 많이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 때부터 불이 나면 정말 위험한 쪽방촌 같은 곳에
디자인이 더해진 소화기를 기부했어요.
더 큰 위험을 부르지 않도록 방지하는 게
소방관분들께 더 좋은 일이니까.
앞으로 파이어마커스의 제품은
소방관의 노고를
한 번이라도 더 상기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갈 예정이다.
시민 스스로 최소한의 안전을 지키려고 노력하고,
소방관분들을 응원하는 문화가 확산되길 바란다.
파이어마커스는 소방호스로 된 제품뿐만 아니라
‘소방’이라는 콘셉트로 다양한 제품을 만들어서
브랜드화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있다.
소방호스로 된 제품만으로는 성장 한계가 있는데,
‘소방’ 콘셉트로 다양한 제품을 만든다고 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얼마 전에는 한 아이돌이 “First in last out”이라고 쓰인
파이어마커스의 맨투맨 티셔츠를 공항에서 입고 나와 주목을 받기도 했다.
소방관은 화재 현장에서 가장 처음으로 들어가
가장 마지막으로 나온다는 걸 의미한다.
이런 제품을 더 많은 사람이 사용하며
일반 시민들이, 소방관에 대해서,
일반 안전에 대해서 좀 더 생각하고,
조심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파이어마커스는 오늘도 노력하고 있다.
파이어마커스 이규동 대표의 더 자세한 이야기는
서울혁신로드에서 만나볼 수 있다.
★ 서울혁신로드 사전신청 : http://naver.me/5uuJf3mT
★ 문 의 : ㈜공감만세(정책연수팀) ☎ 070-4351-44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