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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ya Lee Dec 20. 2017

새해, 한권의 책을 준비합니다

여행에세이 <아일랜드에서 멈추다> 출판에 앞서

참 느리게도 걸어 여기까지 왔습니다.

글 쓰는 일이 뭐 그리 대단한 일이라고 늘 내 안의 문장들과 씨름하며 살았는지,

엄청난 재능이 있는 것도 아니면서 이 길을 계속 고집했는지,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멈추어야겠다거나 돌아가야겠다고 생각한 적은 없습니다.

평범해 보이는 일상이지만 나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있다고 믿었던 것 같습니다.


전 일주일에 서너 편의 글을 꼬박꼬박 업로드하는 생산적인 블로거도

필 받으면 하루에 수백 매씩 써내려가는 타고난 작가도 아닙니다.

자유기고가로 일해온 10여년 동안 마감일을 어긴 적이 없고,

엉터리로 마무리해 내 자신에게 부끄러운 글을 내보인 적 없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소소한 글쟁이일뿐입니다.


하지만 돌아보면 늘 저의 이 느린 여정을 변함없는 애정으로 지켜봐주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제 글을 재미있게 읽어주고 계속 쓰라고 격려해주는 사람들이 없었다면

절대로 여기까지 올 수 없었을 것입니다.

제가 얼굴 모르는 900여 명의 제 독자분들도 저에게는 그런 분들입니다.

잠깐 스쳐가다 읽어보고 구독을 하신 분이든,

제 글이 백만년 만에 업뎃 될 때마다 반갑게 읽어주시는 분이든,

마음 깊이 고맙습니다.


이제 계약만 끝냈을 뿐 새로 써야 할 원고와 다시 찍어야 할 사진들까지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새해 여름, 아일랜드에 대한 이야기들이 한 권의 책으로 묶여나올 것을 생각하면 가슴이 정말 설렙니다.

그냥, 난생 처음 브런치에 제 구독자분들께 독자 편지 같은 것을 써보고 싶었습니다.

모두, 행복한 크리스마스와 새해 맞으시길, 먼 땅 아일랜드에서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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