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나 다음등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 푸바오라는 이름이 언젠가부터 많이 보였다. 메인화면에 보이는 기사 제목과 함께 푸바오의 사진들.
(출처 : 푸바오 나무위키)
수십 번을 그냥 지나치다가 클릭 한 번으로 접하게 된 푸바오의 존재. 사진으로 처음 만난 푸바오의 둥글둥글한 몸짓과 귀여운 얼굴, 거기에 뚠빵이라는 기가 막히게 잘 지은 별명까지. 이래서 푸바오가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고 이렇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구나!
당장이라도 그 둥글둥글한 품으로 안겨 보고 싶게 만든 푸바오는 생긴 모습도 그랬지만 하는 행동은 더더욱 사랑스러운 존재였다. 유튜브를 클릭해 가며 푸바오의 과거 영상들을 단숨에 찾아보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푸바오에게 매일매일 빠져들었다. 특히 강할부지 옆에 딱 붙어 앉아서 팔짱을 낀 채 사랑스럽게 아이컨택을 하고 있는 그 장면은 많은 사람들에게 놀라움과 감동을 주었다.
팬다가 이렇게나 사랑스러운 존재였구나! 푸바오의 모습과 행동은 그야말로 사랑 덩어리였다.
뒤늦게 알게 된 푸바오. 이제는 몇 달 후에 중국으로 반환된다는 기사를 보게 되었다. 아주 좋은 친구 하나를 알게 되었는데 곧 이별을 해야 하는 상황처럼. 마음속 안에서부터 섭섭함이 밀려왔다.
푸바오야, 너를 너무 늦게 알게 되었구나. 조금만 더 일찍 너를 알았더라면 한국 갈 기회가 생겼을 때 너를 만나러 가볼걸.
푸바오를 보는 동안 아주 오래전에 길렀었던 반려견, 제니의 모습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늦은 밤 집에 돌아왔을 때 캄캄한 집안에서 꼬리를 흔들며 누구보다도 가장 먼저 격하게 나를 반겨주었다. 밖에서 속상한 일이 생겨 방으로 들어와 맥주 한 캔을 마시던 내 옆에서 끔뻑끔뻑 나를 바라보며 가만히 내 얘기를 들어주었다. 자다가 화장실이 가고 싶어 새벽에 일어나는 날이면 늘 그곳까지 따라와 가만히 문 밖에 앉아 나를 기다려 주었다. 함께 지냈던 7년 동안 제니는 나에게 그리고 우리 가족들에게 매일매일 하루도 빠짐없이 조건 없는 사랑을 전해 주었다. 심지어는 몸이 아파서 축 쳐진 날에도 살랑살랑 온 힘을 다하며 꼬리를 흔들어 사랑을 표현했다.
그런 제니를 떠나 보내던 날, 나는 소리 내어 울 수 없을 정도로 마음이 무너져 내렸다. 그때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그 아이를 무책임하게 떠나 보내며 지키지 못했다. 그리고 그 후로 지금까지도 지울 수 없는 죄책감을 갖게 되었다.
푸바오를 떠나 보내던 마지막 날 많은 사람들이 슬퍼하며 울음을 터뜨리는 모습을 보며 제니와의 오래전 이별이 생각나 저릿저릿 마음이 아파 왔다. 무한한 사랑만 주던 그 작고 연약한 존재를 내 손으로 떠나보내야만 했듯이, 아무 저항 조차 할 수 없는 푸바오를 떠나보내고 있었다.
한편 기껏 곰 한 마리 때문에 저렇게 울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기괴하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비판 섞인 목소리도 들려왔다.
사람들과의 관계에 치어 상처받고 아파하는 사람들을 많이 본다. 가시 돋친 날 선 말로 서로를 찌르고 마음속에 생채기를 낸다. 지는 것이 싫어서 상대방을 무시하고 어떻게든 그 위에 올라 서려 한다. 손해 보는 것을 싫어해 항상 머리를 굴리며 계산한다. 특히 코로나 이후로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사는 것이 팍팍해지면서 사람들과의 관계는 조각조각 흩어져 있는 퍼즐 조각들처럼 서로에게 연결되지 못한 채 흘러가고 있다.
우리는 사람들에게 지쳐 있다.
기껏 곰 한 마리로 저렇게 난리법석을 떠냐고 묻는 사람들에게 조용히 반문해 보고 싶다.
그 곰 한 마리의 작은 존재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위로와 따뜻함을 주었는지 아냐고. 꼭 사람들 사이에서만 사랑을 주고 받는 것은 아니다.
어느 누군가는 사람들이 아닌 동물들로부터 위로와 사랑, 혹은 살아갈 힘을 갖기도 한다.
조금만 더 너그러운 시선으로 푸바오를 사랑하는 사람들을 바라보아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푸바오의 작은 몸짓 하나하나가 많은 사람들을 환호하게 하고 미소 짓게 하고 있다. 사람들의 지친 마음에 따뜻한 온기를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