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아주 작은 아이였을 때 밤하늘 별빛 아래
아빠는 내 손을 꼭 잡아주고는 했다.
아빠와 꼭 잡은 손, 그 체온은
세상의 어떤 시련으로부터도 나를 지켜줄 수 있는
아주 강력한 힘이 되었다.
시간이 많이 흘러,
나는 마흔이 넘은 어른이 되어 있었고
아빠는 시간을 거슬러 아이가 되었다.
앙상하게 뼈만 남은 모습으로
아주 작은 추위에도 견디지 못하며
가끔은 중심을 잡지 못한 채 휘청이는 걸음걸이로
그래도 막내딸
무거운 짐 조차 하나 들지 못하게 하는
온전한 사랑만큼은 굳건한 채로.
수십 년 전의 밤공기, 밤하늘, 별도 그대로인데.
변한 건
아빠의 모습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