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전 수상 이야기
"쨍그랑"
아침부터 부산하게 움직이다가 결국 그릇 하나를 깼다.
소파 위에 누워서 티브이를 보던 남편이 부리나케 달려와 괜찮다며 깨진 그릇을 비닐에 주워 담았다.
"오늘 좀 조심해야겠다. 아침부터 이런 게 깨지면 불길한 소식이 들려온다는 말이 있거든. 우리 오늘 하루 좀 조심하자."
멋쩍은 웃음으로 남편에게 살며시 한마디 건넸다.
그렇게 아침을 먹고 잠시 후 메일이 하나 와있었다.
발신자를 보니 두어 달 전에 공모했던 '뿌리문학상'이라는 공모전으로부터 온 메일이었다.
"설마..."
설렘반, 기대반으로 메일을 열었더니 축하한다는 메시지와 함께 장소, 시간 등이 쓰여있고 시상식에 참석하라는 내용이었다.
뿌리문학상은 일 년에 한 번 서북미 문인협회에서 이루어지는 행사로 매년 신인작가들을 배출하고 있다.
그동안 브런치에 기재해 왔었던 글들 중 수필과 시를 뽑아서 공모했고 오늘 아침 예상치도 못한 수상의 영광을 안게 되었다.
밴쿠버에서 시애틀로 이주하여 생활한 지 이제 9개월 차.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을 위하여 이곳에 왔지만 가끔 외딴섬 속에 혼자서 살고 있는 기분이 들고는 했다.
내 인생에 한 번도 살아볼 거라는 생각지도 못했던 나라 미국, 시애틀이라는 낯선 도시, 아는 사람 하나 없는 이곳에서 오로지 자연만이 나의 벗이요, 친구였다.
내가 살아왔던 곳들과는 다르게 지금 살고 있는 이곳에는 가까운 마트나 생활편의 시설이 없는 한적한 곳이다. 그러다 보니 차 운전은 필수가 되었고 운전과는 별개로 살아온 내가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처럼 운전대를 잡으며 연습하고 있는 중이다.
내 마음대로 어디를 갈 수도 없고 누구 하나 아는 사람 없는 이곳에서 우연히 브런치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
혼자 있는 시간 동안 브런치에 글을 기재하면서부터 글쓰기는 나의 좋은 벗이 되어 주었다. 이야기할 누군가가 필요할 때 브런치에 글을 쓰며 생각을 이야기하고는 했다.
말없이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친구, 브런치는 미국에서 만난 내 가장 좋은 친구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걸 다시 한번 깨닫는다.
우연한 기회에 뭔가 시작한 소소한 일들은 가끔씩 삶에 예상치 못한 기쁨들 가져오기도 한다.
기회가 온다면 주저하지 말고 어떤 것이라도 손을 내밀고 자신 있게 도전해 보자.
누가 알겠는가, 그 작은 움직임이 날개가 되어 단단하게 묶여 있던 당신의 인생에 어떤 어루만짐을 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