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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워 보이는 것도 직접 해보면 다르다

김밥 싸는 게 이렇게 어려울 줄이야!

by May

나는 김밥을 아주 좋아한다.

김밥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고소한 참기름 냄새와 김밥을 입에 한가득 넣었을 때 입안 가득 퍼지는 모든 재료들의 조화스러운 맛이다.

볶음김치를 넣은 김치김밥, 참치와 마요네즈를 넣고 버무린 참치김밥. 매콤한 청양고추를 넣은 고추김밥까지.


해외에 살다 보니 한국에서 먹었던 다양한 김밥들의 맛이 그리울 때가 많다.

한 줄에 기본적으로 5불이 넘어가는 가격은 조금 부담스러웠고 무엇보다도 맛이 없었다.


재료들을 일일이 사다가 볶는 게 귀찮기는 하지만 마음먹고 김밥을 싸보기로 했다.

김밥에 들어갈 모든 재료들을 준비해 놓고 드디어 김에 밥을 깔고 재료들을 올리기 시작했다. 이제는 김밥을 둘둘 말 차례. 이게 웬일인가. 꽉 쥐고 말았는데도 김밥 안에 재료들이 빼꼼히 옆으로 튀어나왔다. 재료들아 들어가라 하고는 다시 힘을 주어 김 끝까지 말아본다. 그러나 이제는 김 끝이 김에 붙지 않는다. 서둘러 밥 몇 풀을 듬성듬성 붙이고 다시 말아 보았다. 휴, 이제는 성공했나 싶더니만... 김밥을 칼로 썰으려고 하니 다 터져나간다!

재료들을 너무 많이 넣었나 싶어 이번에는 조금 적게 재료들을 넣어서 말았다. 완성된 김밥을 칼로 자르고 보니 김 빠진 김밥처럼 너덜너덜하다. 이번에는 재료들을 너무 덜 넣었나 보다.

김밥을 마는 동안 비닐장갑을 낀 손으로 급하게 휴대폰을 찾아 유튜브를 켰다. 김밥 안 터지게 만들기를 눌러본다. 그러다 얻은 꿀팁 하나! 김밥을 쌀 때 길게 잘라놓은 김을 대각선 방향으로 올려놓고 김밥을 말면 썰었을 때 터지지 않는다는 아주 유용한 정보를 얻었다.


김밥집에 가면 눈 깜짝할 사이에 휘리릭 김밥을 마는 아주머니들을 본다. 눈으로 보면 참 쉬워 보이던 일이 막상 해보면 어렵구나!


"그까짓 것 왜 못해!"라고 사람들은 종종 말한다.

김밥을 싸보면서 세상에 그까짓 것이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 쉬워 보이는 일도 원래는 쉬운 일이 아닐 수도 있다. 오랜 시간 동안 연습하고 노력해야지만 그 경지에 다다를 수 있다는 것.


앞으로는 어떠한 것들을 하던 쉽게 그까짓 것이라고 말하지는 못할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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