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하지 않으면 꿈은 이루어진다

밴쿠버에서 보육교사(ECE)로 인터뷰 보기 (episode 1)

by May

2015년 9월 23일. 밴쿠버에 처음 도착한 날부터 나에게 주어져있는 시간은 약 9개월이었다.

학생비자가 끝나는 다음 해인 2016년 6월 30일까지 남은 시간은 9개월.

이 기간 동안 나는 학교를 다니고 풀타임으로 취업을 해서 영주권을 서포트해 줄 수 있는 오너를 만나야 했으며 영주권을 진행시켜야 했다.


눈앞에 해야 할 일들이 닥치면 나는 심한 스트레스와 압박을 받는 성격이다. 학창 시절 벼락치기란 상상도 할 수 없는 대범한 일이었다.

나는 늘 미리미리 계획해서 머릿속에서 생각을 하고 그것들을 그대로 진행시켜야 안정이 되는데!

나에게 주어진 9개월의 시간은 채 시작도 하기 전부터 스트레스로 다가왔지만 어쩌겠는가, 이미 컨펌된 비자 기간을 내 마음대로 늘릴 수도 없는 노릇.


바꿀 수 없는 상황에 직면했다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내가 바뀌는 수밖에. 이게 가장 현명한 방법이다.


밴쿠버에서 직장 구하기


첫째, 일단 온라인으로 들어가 밴쿠버 내 구직 사이트를 열었다. 잡뱅크, 크레이그 리스트, 인디드 등 모든 구직 사이트를 총 동원하였다. 그리고 하루에 수십 개의 이력서를 제출하였다.


캐나다 이력서는 우리나라와는 다르게 커버레터 (cover letter)와 이력서(resume) 보통 두 가지를 제출한다. 커버레터에는 전반적인 자기소개와 경력, 지원하는 이유와 포부 등을 간략하게 적어놓는다.

그리고 이력서에는 한국에서 일했던 연도와 기간, 어떤 직책을 맡았고 어떻게 일을 했는지를 적는다.

나는 이 두 가지를 아주 꼼꼼하게 시간을 들여 작성하였다. 한국 영어유치원에서 일했던 경력들을 연도대로 세세하게 기입하였고 직책과 아이들을 맡았던 연령, 직무 등을 기입했다.


둘째, 예상 인터뷰 질문들을 적어 놓았고 끊임없이 그 질문들에 대해서 어떻게 대답할 것인지를 노트에 적고 문법 교정 후 입에서 자연스럽게 말이 떨어질 때까지 외우고 또 외웠다.

한국에서 일하는 동안 출퇴근 시간을 이용하여 시간이 날 때마다 반복하여 인터뷰 문장들을 외웠다. 머릿속에서 이 문장들이 완전히 내 것이 되어야만 직접 대면 인터뷰를 했을 때 당황하지 않고 떨지 않고 자신감을 가지고 말할 수 있다.


셋째, 여기까지 준비되었다면 자신감 있게 아이컨택을 하며 인터뷰 보기.

캐나다에서는 사람들 간 의사소통을 할 때 아이컨택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한다. 상대방과 이야기할 때 눈을 보지 않고 피하면 신뢰를 잃고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생각을 한다. 관공서나 공공기관에서 업무를 보거나, 혹은 직장에서 인터뷰를 볼 때 상대방과 눈을 마주치고 이야기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하루에 수십 군데 이력서들을 넣었지만 사실 직접적으로 인터뷰를 보러 오라고 요청받은 건 사실 그렇게 많지 않았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급하게 사람이 필요해서 당장 고용하려고 하는 곳들도 있지만 미리부터 채용 공고를 올려놓고 천천히 세월아 네월아 사람을 고용하는 곳들도 꽤나 많았다.


밴쿠버에 아는 사람 하나 없었고 친구들을 사귈 여유도 시간도 없었다.

그러다 보니 낯선 나라, 낯선 땅에서 정보 하나 없이 구글 내비게이션에 의지한 채로 인터뷰 보러 오라고 하는 곳까지 겨우 겨우 찾아갔다.


길을 모르니 여유 있게 조금 일찍 나갔는데도 버스에서 잘못 내려서 식은땀을 흘리며 뛰고 또 뛰어서 아슬아슬하게 면접 보는 곳까지 찾아갔던 적이 있다.

또 어떤 날은 버스를 탔는데 고속도로 한가운데에 내려 주어 크게 당황하며 찾아갔던 날도 있었다.

그리고 또 어느 날은 버스가 자꾸 산으로 올라가는가 싶더니 사람이 사는 곳이 맞나 싶을 정도의 인기척 없는 조용한 산자락에 위치한 센터로 가서 인터뷰를 보기도 했다.


인터뷰 질문들은 내가 예상했던 그대로였다.

처음에는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스몰토크부터 진행되었다. 그 후로 점점 나의 경력들 위주로 질문들이 이어져 나갔다.

(밴쿠버에서 ECE로 인터뷰 보기, 다음 편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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