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부를 걸어버린 마음
의리를 지키고 싶다.
그 사람이 시킨 것도, 바란 것도 아닌데
왜인지 나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
내가 아끼게 된 그 사람에게 이상하리만큼 집중한다.
그 사람이 불편해 하거나 싫어하는 사람을
겪어 본 적도 없으면서 경계하고,
어쩔 땐 적으로까지 만들어 버린다.
내가 가진 균형감은 무너지고,
내 판단보다 그 사람의 감정을 우선하며
내 안의 호불호를 지워버린다.
어떤 날에는
내가 알기도 전에 밀어내기 바빴던 대상에게
좋은 점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으면서도
의리를 위해 모른 척했다.
심지어 누구보다 먼저 나서서
그 사람에 대한 부정적인 말을
내 입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그게 마치 내 사람에 대한
전부를 걸어버리는 의리이고,
예의이자 도리라고 믿었다.
그러다 예상치 못하게 그 두 관계가 회복되고 나면
나는 허탈감에 휩싸인다.
나는 그동안 무엇을 위해 의리를 지켰던 걸까.
무엇을 위해 알지도 못하는 이를
미워하기까지 했던 걸까.
마주하게 되는 배신감은
누구를 원망하고 향해야 하는지 모호해진 채,
결국 어리석은 나 자신을 탓하게 된다.
그 자기원망은 오래 남아
내 마음 어딘가를 무겁게 눌러둔다.
내가 왜 그렇게까지 했는지는
끝내 알 수 없어 공허하게 맴돈다.
⸻
나로부터 시작시키고 싶었던 관계가,
매달리지 말고 천천히 이어가야지 했던 관계가
또 실패했구나.
언제쯤이면 내 사람이 스스로 편안해지길
가만히 지켜봐 주는 어른이 될 수 있을까.
결국은 나를 위한 의리가 아닌
진짜 의리를 알게 될까…
Written by 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