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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재휘 Oct 03. 2019

불가능은 준비되지 않은 자의 것

[HIM] 9월호 수록 에세이


세상엔 당연히 가능보다 불가능이 훨씬 많다. 내가 남들보다 잘할 수 있는 일을 찾는 건 정말 어렵지만 처참히 실패할 일을 생각해 내는 건 어렵지 않다. 지금의 나는 괜찮은 학생이 될 수 있지만 잘 나가는 CEO, 운동선수, 물리학자, 배우가 되는 건 불가능하다. 절대적인 수로 보았을 때 희망보단 절망이, 성공보단 실패가 압도적으로 많다.

  불가능이라는 단어는 어떨 때 쓸까? "내가 스티브 잡스보다 더 대단한 CEO가 되는 건 불가능 해." "시험이 하루 남았는데 지금 공부해서 좋은 성적을 받는 건 불가능 해." 보통 가능성이 굉장히 적어서 없다시피 한 경우에 쓴다.

  그래서 난 생각했다. 터무니없이 불가능한 일은 일단 제쳐놓자. 지금의 나는 스티브 잡스를 뛰어넘을 수도, 그럴 필요도 없다. 하지만 다가오는 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받거나 연주하기 어려운 곡을 완주하는 일 정도는 노력하면 될지도 모른다. 조그마한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꿔 가다 보면 더 큰길이 열리지 않을까?

  매일이 비슷한 군생활을 하며 속절없이 시간을 흘려보내는 게 싫었다. 그래서 당장 할 수 있는 일들을 하나하나 해나가다 보니 입대 전에는 이룰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지 못했던 목표들을 현실로 만들었다. 영화 100편 보기, 토익 고득점 맞기처럼 말이다.

  불가능에 대처하는 가장 좋은 자세는 미리 준비하는 것이다. 충분한 노력을 했다면 적어도 내가 이루고자 하는 목표는 '불가능'이 아니라 '도전해 볼 만한 일'이 된다. 생각보다 거창한 무언가는 필요 없다. 큰 훈련을 앞두고 있다면 틈틈이 체력을 길러라. 중요한 시험이 있다면 시간을 잘 활용하여 공부를 해라. 짝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스스로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해라. '불가능'이란 단어는 준비되지 않은 자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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