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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재휘 Mar 12. 2019

그때 너의 마음은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

#5 옆구리가 시린 당신을 위한 영화

용기가 필요한 순간이 있다

 '타카토시'는 전철에서 한 여자를 보고 첫눈에 반한다.

ㅗㅜㅑ, 반할만하다

 말을 걸지도 못하고 우물쭈물하고 있는 사이, 그녀가 갑자기 전철에서 내렸다. 얼른 뒤를 쫓아 가 용감하게 연락처를 물었다. 휴대폰이 없다길래 거절인가, 싶었는데 다행히도 아니었다.

 그녀의 이름은 '후쿠주 에미'. 둘은 짧게 이야기를 하고 내일 또 만나자는 약속을 한다. 그런데 후쿠주가 갑자기 눈물을 흘리는 게 아닌가. 타카토시는 깜짝 놀라 무슨 일인지 물었지만, 그냥 좀 슬픈 일이 있다고, 내일 또 만나자며 전철을 타고 갔다.

 연애 고자인 타카토시는 연애 고수 친구 우에야마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우에야마의 꿀팁 덕에 성공적으로 첫 데이트를 한 타카토시는 고백까지 성공한다.


모든 건 우연이 아니었다

 그런데 후쿠주에겐 어딘가 미스터리 한 점이 있었다. 아직 일어나지 않았거나 말한 적 없는 일을 알고 있기도 했고, 가끔 뜬금없는 타이밍에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모두 우연의 일치라고 생각했지만 어느 날, 타카토시는 후쿠주의 수첩에서 15일 후의 미래까지 적혀 있는 일기를 발견한다.

  후쿠주에게 이게 무엇인지 물었더니, 그동안 숨겨왔던 사실이 있다며, 내일 설명해주겠다고 했다.


감상 포인트 1: 엇갈리는 시간

 후쿠주의 비밀은, 그녀의 시간이 반대로 흐른다는 것이다. 하지만 벤자민 버튼처럼 신체 나이가 아니라, 하루하루가 거꾸로 간다. 그럼 어떤 일이 생길까?

 타카토시에겐 지나간 어제가 후쿠주에겐 아직 겪지 않은 내일이다. 타카토시가 후쿠주를 처음 만났을 때, 그녀는 앞으로 일어날 모든 일을 알고 있는 예언자와도 같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기억상실증처럼 지나온 일들은 까맣게 잊어버리는 셈이다.

 모형으로 나타내 보면 이렇다. 잘 이해가 가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너무 많이 설명하면 감상에 방해가 될지도 모르니, 그냥 영화의 분위기에 집중하여 보는 것을 추천한다.


감상 포인트 2: 고마츠 나나 (후쿠주 역)가 예쁘다

설명이 더 필요한가

감상 포인트 3: 멜로의 달달함 + 일본 특유의 아련함

 멜로 영화를 보는 이유 중 하나는 역시 달달함 아닐까. 영화의 초반에서 사랑을 시작하고 꽁냥 대는 둘의 모습을 보면 저절로 입꼬리가 올라간다. 하지만 서로의 시간이 엇갈린다는 사실을 안 후부턴, 가슴을 먹먹하게 하는 감동이 영화를 가득 채운다.

 [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 [ 너의 이름은 ]처럼 일본 작품엔 유독 시한부, 이별, 분리 등 상실이 주는 아련함이 자주 등장한다. 그중에서도 이 영화는 깊은 감동을 준다. 일본 멜로를 좋아한다면 이 영화도 마음에 들 것이다.

 스포일러가 될까 봐 영화의 많은 부분을 이야기하지 못했다. 왜 두 번 보면 더 감동적인지, 많은 설명보단 직접 확인하길 바란다.


이미지 출처: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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