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 쇼핑 하울링 (별걸 다하네)
아침 7시에 강원도 양양에서 출발하였습니다.
1톤 트럭을 타고 아부지 운전 옆에 하시고 옆에서 입을 떡 벌리고 잠을 자다보니 4시간만에 충북 대림묘목에 도착했습니다.
차를 타고 고속도로를 갈아타면서 날씨가 3번이나 바뀝니다.
엄청 맑다가 비가 오다가 흐리다가 또 맑아집니다.
드넓은 논 사이사이에 넓은 비닐하우스는 다 꽃을 기르는 하우스입니다.
강원도 양양도 좋지만 여기도 산과 평야가 있고, 물 맑고 공기 좋은 곳이네요.
열심히 주변에 화훼 농가를 방문하면서 식물 구경을 합니다.
얼마전에 양양군 건강 걷기 프로그램에서 어성전에 숲을 갔었는데, 숲해설사분과 함께 동행했습니다.
그때 처음 알게된 '국수나무' 입니다.
물론 사진에 있는 '슈흐' 국수나무랑은 다른 토종 품종이었죠.
국수 나무의 줄기를 자르면 줄기 안에 하얀 국수같은 실이 나온다고 합니다. 그래서 국수 나무라고 불린다고 합니다. 이보다 더 적합한 이름이 어디있을까 생각합니다.
대림 묘목에 있는 품종은 이파리가 자색인 '자색 국수나무' 입니다. 색이 아주 진한 자주색에 꽃은 하얀 꽃 동글동글 핀다고 하니 이렇게 색 조합이 특이하고 이쁠수 있을까요?
이 녀석도 4포트 업어갑니다. 계획엔 없었지만, 이쁘니깐요. 이런걸 충동 구매라고 합니다.
살다보니 서울살던 20대 소녀가 식물 충동구매도 하게 되네요.
옥잠, 혹은 호스타라고 불리는 이녀석들은 우리나라 정원에도 많이 쓰이는 녀석들입니다.
왜그런진 모르겠지만 제 머릿 속에는 촌스러운(?) 식재로 기억되어있었습니다.
토종 옥잠은 이파리가 아주 넓어서 얼굴을 가릴 정도라고 합니다.
여기 있는 녀석들은 다 품종이 있는 녀석들입니다.
꽃대가 쑥 올라와 하얀 꽃이 피는데, 품종에 따라 이파리가 하얀 녀석이 있고 진녹색인 녀석이 있고 사진처럼 이쁜 연두색을 띄는 녀석이 있습니다.
나중에 대나무 아래에 섞어 심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어차피 지금은 한여름이라 나무는 사지 못합니다.
나무는 가을이나 봄에 이식해야합니다. (나뭇잎이 없을 때)
나뭇잎이 저렇게 무성한 이 시기에 이식하게 되면 나무가 견디질 못합니다. 먹여 살릴 나뭇잎이 너무 많거든요.
원래 직장 다닐때 해외지사에 보내게 되면 가족 있는 사람들보단 혼자 사는 사람을 보내는 것과 같은가 봅니다.
나뭇잎 객식구들이 없는 봄, 가을에 나무를 마저 사러 와야겠습니다.
사진은 '자색 안개나무' 입니다. 사실 안개나무 '영레이디' 품종을 갖고 싶었는데, 요즘엔 시중에 나오질 않나보더군요.
2시간 동안 식물 구경하고, 하고싶은거 사서 아부지 1톤 트럭에 태우고 열심히 또 4시간을 달려 저녁이 되서야 양양에 도착했습니다.
필요한 식물의 1/10 밖에 사지 않았는데도 양이 많습니다.
이 녀석들 언제 다 심을까요..
첫번째 녀석은 바로 '딕시 랜드' 입니다.
억새 중 품종이 딕시 랜드라고 합니다. 이파리가 유난히 연한 녹색을 띄고 하얀 줄무늬가 길게 나있습니다.
엄청 이쁘네요, 4치 포트로 구매했는데 키는 사람 무릎 위까지 올라옵니다.
한여름에 그라스를 심으려면 심고나서 그라스를 10~15센치 정도 남기고 잘라내어줘야 새로운 땅에 뿌리가 쉽게 내리기도 하고 숱도 더 풍성하게 난다고 합니다.
(바로 다음날 심어주고 일주일 동안 지켜봤는데, 안잘라도 잘 자랍니다. 아무래도 포트에서 오래 살던 녀석들이라 그런가 봅니다. 일주일이 지나니 슬슬 근처에서도 새순이 올라옵니다.)
두번째 녀석은 목수국 입니다.
노란 화분에 담겨 최대한 가지가 많이 나온 숱이 풍성한 아이들로 업어왔습니다.
요 녀석은 대림 묘목에서만 유통하는 '스카이폴' 이라는 품종입니다.
꽃이 총총 나서 하나의 꽃 무더기로 자라는 수국인데 작은 꽃 하나가 엄지손톱보다 커서 꽃 무더기가 사람 얼굴보다 크게 자라는 신품종이라고 합니다.
주로 목수국은 라임라이트가 많던데, 숱이 많게 키워보고 싶네요.
숱이 많게 키우려면 라벤더랑 똑같습니다. 꽃이 지면 가지를 잘라내고 그 아래에서 또 가지가 2갈래가 올라오는 형태라고 합니다. 사실 심자마자 가지를 싹다 잘라달라고 하셨는데, 올라온 꽃대가 아까워서 또 못잘랐습니다.
미련이 많은 사람이라 어쩔수가 없지요.
세번째는 붓들레아 '화이트 스완' 입니다.
식물에 대해 잘 모르다 보니 붓들레아는 키가 1.5m 이상 되는 키가 큰 녀석들인줄 알았는데, 왜성종도 있더군요.
대림묘목에 있던 하얀색 붓들레아는 제가 다 쓸어왔습니다. 마치 에뛰드 하우스에 쇼핑 하러 간 중국인이 된 느낌입니다.
이 녀석들은 키가 50-60cm 에서 끝난다고 합니다.
원래는 큰녀석들을 사서 정원에도 좀 심어보고 금계국이 잔뜩 피는 경사면에도 심어주려고 했는데, 그렇게 1.5m 씩 크는 녀석들은 너무 커서 다 늘어져 꼴보기 싫다고 합니다.
그래도 다른 묘목업체에서 사긴 샀습니다. 궁금하잖아요.
네번째 녀석은 '은청 가문비 블루다이아몬드' 입니다.
키는 2m 이상 크는 큰 녀석인데 자라는 속도가 어마무시하게 느린녀석이라고 합니다.
제가 죽기 전엔 웅장한 가문비를 볼 수 있을 까요?
오늘 산 녀석들 중에 제일 비싼 녀석...이쁘지만 2 포트로 타협합니다.
다섯 번째 녀석은 서양 측백나무 '레인골드' 입니다.
새로 자라는 부분은 연두색 중간은 노란빛 끝은 살짝 핑크색이 돌면서 실물이 더 아름다운 실물 미인입니다.
키가 많이 크는 녀석일까요? 기억이 안납니다.
여섯번째 녀석은 사과나무 '엔부' 입니다.
신품종으로 사과치고 당도도 매우 높은데다가 사과 속까지 붉은 빛을 띄는 이쁜 사과 나무입니다.
잔디밭 중간 중간 그늘이 되는 북유럽 감성으로 심어주려고 데려왔습니다.
나무는 지금 심으면 안되지만, 이미 화분에서 잘 살던 녀석들이었고, 다행히 저 녀석들 심어주고 바로 비가 3일 동안 내리면서 사과 나무는 살았습니다.
일곱번째 녀석은 '쿠라피아' 입니다.
잔디 대용으로 쓰는 지피식물 녀석들인데, 하얀꽃이 피고, 엄청 잘 퍼지는 아이들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너무 비쌌습니다. 그래서 두판밖에 사지 못 했습니다.
약간 환공포증 있는 분들은 소름 돋을 수 있는 비쥬얼이긴 하지만, 정말 잘자라고 밟아도 꽃이 망가지지 않습니다.
이건 아부지의 충동구매 였습니다. 어디다가 심을지는 아직도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왕복 8시간을 가서 충북에 화훼단지 방문은 너무 흥미로웠습니다.
강원도의 영동 지방은 기후적으로 크게 모가 난 것이 없는 지역인데, 왜 강원도에는 이렇게 잘되어 있는 화훼단지가 없을까 라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7월 13일은 12일에 사온 식물을 비오기 전에 심어줘야겠죠.
식물은 이쁘지만 생각보다 손이 많이 가는 녀석들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