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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드너초이 Aug 03. 2019

처음으로 정원 디자인 해보기 (2019/07/18)

어렵다.

오경아 선생님의 정원학교에서 수업을 6개월 동안 듣고, 또 그 수업에서 만난 언니오빠들과 스터디를 했습니다. 그래도 역시 실무는 어렵습니다.

막상 하려니 뭘 어떻게 시작해야할지 몰랐고, 정원이란걸 디자인하기엔 식물에 대한 지식도 부족하고 경험도 0에 가까운 서울에서 20년 살던 여자애였을 뿐이었습니다.


언니오빠들이 처음 데려다준 우리꽃연구소에서 지금 식재할 수 있는 꽃들을 처음으로 보고 

(모르는 꽃이 90% 이상이고, 아는꽃이 거의 없었던 상태) 

야생화에 대해 알게 되고, 지금 구할 수 있는 꽃들로 목록을 정리했습니다. 

몇 월에 개화를 하고, 내건성이나 내한성이 어떤지 정보를 조사했는데, 한국에서의 식재 정보보다는 모두 영국의 RHS 정보를 얻었습니다. 

그런데 이미 집에서 키우던 식재들은 개화시기가 2달정도 차이가 나더랍니다. 

양양이 조금 더 빨리 따뜻해지나봅니다.

키워봐야 언제 꽃이 피는지, 얼마나 오랫동안 피는지 알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식재 선정을 하면서 식재의 키나, 퍼짐, 꽃의 형태, 이파리 모양을 보고 적당히 배치를 해봅니다.

야생화 중에 내한성이 강한 것들과 그라스류 위주로 보았습니다.

식물에 대해 잘 모르니, 묘목업체 카탈로그 여러군데를 옆에 끼고 보면서 키워보고 싶은 녀석들을 선정하였습니다.


1차 견적..2차 견적...3차 견적을 통해서 전체 식재 견적을 맞춰보고 

식재 견적을 받아보니... 어이구..집안 기둥 4개 다 뽑아버릴것같습니다.

그래서 다시 수량을 조정해보고, 조금 가격이 저렴한 식재를 늘려봅니다..

정원 디자인도 현실입니다.

돌밖에 없던 정원 식재 공간도 포크레인으로 한번 돌을 골라주고, 부드러운 흙을 위에 덮어줍니다.


잔디 구획이 넓다고 아빠랑 엄청 싸웠는데, 막상 식재를 해야하니, 넓게 한게 천만다행입니다.


이틑날, 사촌동생이 와서 바로 식재 공간을 나눠봅니다.

원래 기획했던 대로 도저히 나오지가 않아서 상황에 맞추고, 동선 넓이만 유지시켜서 재구획합니다. 

철근으로 말뚝을 박고, 줄을 쳐서 공간을 나눴습니다.

막상 해놓으니..

"아...식재를 언제 다하냐..."

한숨부터 납니다..


견적 조정을 다하고, 식물을 언제 받을지 정합니다.

저는 비가 내린다는 날로 정했습니다. 


1차, 2차, 3차, 4차 식재 계획을 두고 식물을 받는데,

1차 식재는 총 5천포트였습니다.


그런데 비는 안오고 체감기온이 37도였습니다.

정원 디자인을 한대로 배치를 해야하는데, 제가 정리해놓은 배치도를 아무도 이해를 못하는데다가

실제 배치를 해보니 식재 계획이랑 너무 달라져서 결국 저 혼자서 5천 포트를 배치했습니다.


다행히 엄마, 아빠, 사촌언니, 큰엄마, 큰아빠, 일용직 아저씨까지 합세해서 이틀만에 식재를 끝냈습니다.

진짜 두번은 못할 짓입니다.

더위를 먹어서 두통도 심하고 헛구역질을 해가며 배치했습니다..



8월은 그라스류도 분을 키우는 작업을 하는 시기입니다.

이 시기에 분을 키우다 보니 아직 큰 화분에 뿌리를 못내린 녀석들이라 바로 심어줘도 생존률이 높지 않습니다.

아까우니 털수염풀을 심어주고 사진 몇장 찍어주고, 위에 사진처럼 잘라줍니다.

꼭 모내기 해놓은 것 같습니다.



나중에 분이 커져서 너무 빽빽해지면 옮겨 심더라도

그라스류들을 모두 빽빽하게 심어줬습니다.

수크령 리틀버니 너무 이쁩니다.


김봉찬 선생님께서는 그라스가 가장 이뻐보일때는 역광이라더니, 정말입니다.

올 겨울을 잘 보내고 내년까지 쑥쑥 잘 살아남아서 커졌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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