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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리멘탈 심리학자 Jul 08. 2022

외국에서 영어로 심리상담받기

영어 실력도 올리고 심리적 갈등도 해결해요


성인이 된 후 외국으로 가 공부하거나 일해본 사람은 이해할 것이다. 유학 또는 이민으로 외국 가기만 하면 마음껏 영어로 떠들어서 곧 네이티브처럼 유창해질 줄 알았다. 하지만 생각보다 영어로 말할 기회가 많지 않다. 나 역시도 그랬다. 어느 수준에 도달해서는 그대로 정체되어 좀처럼 늘지 않는다고 불평했다. 드라마틱하게 느는 것은 바라지도 않아도 기회가 꾸준히 주어지고 차곡차곡 실력이 쌓여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런 고민을 박사과정생들의 영어 이슈를 도와주는 언어 전문가에게 털어놓으니 그는 내가 무언가를 발표하거나 글을 써서 제출하는 만큼 늘 것이라고 조언해주었다. 이런 맥락에서 나는 영어로 심리상담받는 것이 영어 실력을 늘리는데 아주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세상이 바뀌었다지만 한국인에게 심리상담은 진입장벽이 높다. 이런 문화적 배경에서 영어로 상담받는 것은 그 진입장벽이 더 높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그럭저럭 혼자 견뎌냈어도 해외에 거주하게 되면 홀로 감당하기 힘든 상황이 종종 일어난다. 현재 학교나 현지 회사에 다니고 있으면 그곳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심리상담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또는 자신의 비자 상태에 따라 의료보험에서 일 년에 일정 횟수의 심리 상담을 무료로 받을 수 있다. 물론 나라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내가 유학했던 곳에서는 학생 비자로 1년에 10회 정도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영어 실력도 늘리고 내 심적 고통도 해결할 수 있는 기회를 무료로 받을 수 있는 것이다. 당연히 누려야 하는 나의 권리가 아닌가? 그런데 상담자가 한국사람이 아니라고 두려워하는 사람들도 있다. 걱정 말자. 그 자리에 앉아있는 전문가가 한국인은 물론 외국인들을 한 두 명 상대했겠나? 내가 아무리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듣는다. 그게 그 사람들의 일이다. 다만 영어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하듯 약간의 준비는 필요하다.  




먼저 상담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기본적인 정보를 갖추고 들어가면 도움이 된다. 상담은 1회기 50분 기준이 기본이다. 사안의 심각성에 따라서 1회기의 단 회기만으로 끝날 수도 있고  4-5회기의 중회기 또는 10회기 이상의 장기로 갈 수도 있다. 상담 횟수는 상담자와 내가 같이 협의해서 정하게 된다. 처음 상담을 신청할 때는 학교나 회사에 있는 심리상담센터에서 직접 신청할 수도 있고 자신이 속한 기관 내에서 상담받는 것이 싫어 외부에서 받고 싶다면 GP (General Practitioner: 지역 담당 의료 기관에서 일반적인 진료를 하는 의사) 에게 먼저 진료를 본 다음 심리상담을 추천받기도 한다.


이제는 말할거리 준비해보자. 먼저 내 기본적인 인적 정보 (나이, 해외 거주 년 수, 이민(유학) 온 동기, 현재 직업, 교육정도, 전공, 가족관계, 신체적 질병 유무, 기존 정신과적 병력 등)에 대한 질문을 받았을 때 바로 대답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또한 지금 가장 괴로운 점 또는 상담받으러 온 이유와 현재 증상에 대해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현재 증상과 관련하여 지금 내가 왜 괴로운지,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는지, 그것은 언제 시작되었고 어떠한 강도와 주기를 갖고 있는지도 설명해야 한다. 이 부분은 아플 때 병원 가서 의사에게 내 증상을 설명하는 것과 유사하다고 봐도 된다.


이밖에도 상담과 관련된 정보를 준비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대인관계, 현재 직장이나 학교에서의 상황, 이전에 비슷한 일이 일어났을 때에는 어떻게 대처했는지, 현재 내 주위에는 나를 도와줄 사람이 있는지, 이전에 내 성격과 모습은 어떠했는지 등 상담자가 나에게 할 법할 질문들을 미리 예상해 그 답을 준비해 둬야 한다. 어렵게 느껴진다면 단순하게 내가 가장 털어놓고 싶은 이야기가 무엇인지 어떤 부분에서 도움을 받고 싶은지를 중심으로 정리하면 된다.




물론 상담자가 같은 한국사람이 아니라면 한국인들끼리만 통하는 정서적 위안을 받지 못할 수도 있고 외국인 상담자가 불편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자리에 앉아있는 사람은 수많은 외국인을 상대한 전문가이다. 같은 한국인이 아니라 야기되는 손해보다는 내 문제를 포함한 다른 이방인들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어려움에 대해서 도움받을 수 있는 혜택이 더 클 것이다.


이렇게 심리상담을 위한 준비를 하고 나면 일단 내 머릿속에서 빙빙 돌면서 나를 괴롭혔던 걱정과 불안, 스트레스를 쭉 정리해 일차적으로 나를 한번 돌아보는 기회를 가질 수 있고 그것을 전문가와 나누고 솔루션을 받는 것이 나 자신에게 큰 도움이 된다. 또한 내가 준비한 일종의 영어 프레젠테이션에는 나를 설명하는 방대한 정보가 들어가 있을 것이다. 이 방대한 이야깃거리를 가지고 주변의 현지인들과 대화할 때면 이전과 달리 대화할 소스가 엄청나게 풍부해진 것을 느껴 나를 영어로 자신 있게 설명하는데 부족함이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자! 이제 두려워하지 말고 한번 도전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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