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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리멘탈 심리학자 Sep 14. 2021

쟤는 도대체 성격이 왜 저 모양일까?

MBTI 검사의 이해


대중들에게 가장 널리 알려진 심리검사는  아마도 MBTI일 것이다. 하지만 각종 SNS에 그 결과가 많이 퍼져서 그런지 별자리 운세나 혈액형별 성격 풀이 등 심심풀이 심리테스트 취급받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이러한 오해와는 달리 MBTI는 정신의학 이론과 함께 수많은 통계 데이터에 입각해 결과를 도출한 과학적인 심리검사이다. 정신의학자이자 심리학자인 융(Carl Gustav Jung)의 이론에 근거하고 있다. 그는 인간의 행동에는 일관된 경향이 있다고 했다. 따라서 반복되는 행동, 사고 패턴이 인간의 성격을 이룬다고 하였다.


이 검사 결과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개인의 선호성이다. 즉 내가 어떤 것을 좋아하고 편하게 생각하는지를 알아보고자 하는 것이다. 더 나아가 이러한 선호성을 바탕으로 서로 간의 차이점을 알 수도 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내가 좋아하고 편해하는 것은 주관적인 영역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이 검사는 옳다 그르다의 가치판단을 나타내는 것이 결코 아니다.




이러한 선호성을 나타내는 반복된 패턴에는 크게 네 가지 영역이 있고 각 영역은 두 가지 요소를 포함하고 있다. 검사 결과는 네 영역이 4자리 알파벳으로 표현되고 각 영역의 두 가지 하위 요소를 조합하여 총 16가지 범주로 성격을 구분한다.


첫 번째 영역은 에너지의 방향, 출처와 주의 초점이다. 이 영역의 두 가지 요소는 E(외향)와 I(내향)이다.  외향성(E)은 에너지가 넓게 퍼지지만 확장성이 큰만큼 깊이는 상대적으로 얕을 수 있다. 이에 반해 내향성(I)은 에너지가 멀리 가진 못하지만 깊숙이 침투한다. 쉬운 예로 외향적인 사람은 많은 사람들과 교류하는 것을 선호하고 내향적인 사람은 소수와 깊은 우정을 나누는 것을 선호한다. 이 두 성향의 사람들이 갈등하게 되면 외향형(E)은 내향형(I)에게 소심하고 삶의 경험이 다양하지 못한 사람이라고 비난할 것이고 내향형(I)은 외향형(E)에게 시끄럽고 삶의 깊이가 부족한 사람이라고 서로를 비난할 가능성이 높다.


두 번째 영역은 정보를 수집하는 인식 기능이다. 이 영역의 두 가지 요소는 S(감각)와 N(직관)이다. 감각기능(S)을 선호하는 사람은 받아들이는 정보가 현실적이고 생생, 구체적인데 반해 직관(N)이 강한 사람은 숨겨진 의미, 가능성, 맥락, 패턴을 보려고 한다. 이 두 성향의 사람들이 갈등하게 되면 감각형(S)은 직관형(N)에게 가장 기본적인 사실관계, 디테일이나 챙기라고 비난할 것이고 직관형(N)은 감각형(S)에게 큰 숲을 보지 못하고 중요하지 않은 것에 집착한다고 핀잔줄 것이다. 같은 것을 보더라도 다른 부분에 포커스를 맞춰 서로 보고 싶어 하는 것만 보다 보니 벌어진 현상이다.


세 번째 영역은 판단 기능으로 T(사고)와 F(감정)를 포함하고 있다. 사고형(T)은 논리적, 원리원칙, 과업 위주를 선호한다. 이에 반해 감정형(F)은 나름의 원리 원칙이 있지만 사람과의 관계가 조화로운 것을 더 중요시한다. 이 두 성향이 부딪히게 된다면 사고형(T)은 감정형(F)에게 원리원칙에 따르지 않고 감정적으로 판단해 일을 망친다고 비난할 것이다. 감정형(F)은 사고형(T)에게 감정을 배제하고 원리원칙만 따지니 사람과의 관계 더 나아가 팀 분위기를 망친다고 비난할 것이다. 서로 다른 이 두 성향은 판단의 근거가 다른 것이기 때문에 둘 다 맞을 확률이 높다.


네 번째 영역은 행동양식을 나타내고 J(판단)와 P(인식)를 포함하고 있다. 판단형(J)은 계획을 세워 체계적으로 일을 처리하는 것을 선호하고  정리정돈에 강하며 삶을 통제하고자 하는 경향이 있다. 이에 반해 인식형(P)은 자율적, 개방적인 마인드로 자신을 상황에 맞추어 삶에서 상황이 발생하는 대로 경험하는 것을 선호한다. 이 두 성향이 같이 해외여행을 간다고 가정해보자. 판단형(J)은 자신이 또는 함께 계획한 여행 스케줄에 따라 움직이지 않으면 스트레스를 받고 일정에 따르지 않아 본 손해를 시간낭비, 돈 낭비라고 상대를 비난할 것이다. 인식(P) 형은 돌발적인 상황을 경험하는 데서 오는 여행의 묘미를 상대방이 자꾸 망친다고 비난할 것이다.




MBTI 검사를 하게 되면 위에서 소개된 네 영역의 점수를 갖고 자신이 16가지 유형 중 어디에 속하는지 결과를 알게 된다. 하지만 여기서 주의해야 할 점은 검사 결과를 맹신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한 가지 성향이 크다고 해서 반대 성향이 전혀 없다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점수가 나타내 주는 것은 단지 내가 편하게 생각하는 선호성일 뿐이다. 예를 들어 내향형도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필요에 따라 다양한 사람들에게 먼저 다가가 활발하게 교류하는 등 외향적인 모습을 드러낸다. 또한 사람의 성격은 쉽게 바뀌지 않는 다지만 인생의 큰 사건을 겪고 변화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 따라서 MBTI 검사 결과를 확정적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또 다른 주의점도 검사 결과의 맹신과 관련된다. 각 성격 유형에 대한 예측은 그 유형에 속한 사람들의 행동을 이해하는 것에 도움을 준다. 하지만 해당 유형은 꼭 이렇게 행동한다는 틀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세상에는 정말 다양한 성격의 사람들이 살고 있다. 이 다양한 성격을 16가지 범주로 나눴으니 한 범주 안에서도 차이가 클 수밖에 없다. 명심하자. MBTI 검사는 성격을 파악하는 가장 기본적인 검사일뿐이다.


이렇게 MBTI 검사는 자신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내가 생각했을 때 MBTI 검사가 가장 빛을 발하는 순간은 조직에서 같이 일해야 하는 상대가 도대체 왜 저러는지 이해가 안 될 때이다. 이런 경우 상대방이 선호하는 것을 파악한다면 상대가 대체 왜 그런 행동을 하는 것인지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내가 선호하는  방식과 다르다고 해서 틀린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심리검사의 목적은 상대방을 이해하기 위함이다. 상대방을 비난하기 위한 근거로 사용해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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