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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y Gwon Jun 10. 2023

자의식 해체, Giver

[역행자] 자청 지음

자의식 해체


자아성찰을 자주 하는 내게 누군가 '스스로를 그만 몰아세우고 널 사랑해줘.'라고 했다. 난 스스로를 사랑하고 가능성을 믿기 때문에 반성을 하고 무엇을 더 발전시킬 수 있는지 고민하는 것인데 그 사람 눈에는 내가 자학하는 것처럼 보였나보다. 불안 지수가 높은 사람에게 '괜찮아. 잘될거야'는 말은 불안을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않고 어물쩍 넘어가려는 것일 뿐이라 불안을 조장한다. 현실적으로 바뀔 수 있는 부분은 무엇인지 알아보고, 내려놓을 것은 내려놓고 실천할 수 있는 것은 실천하는 것이 불안을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방법이다. 바꿀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구분하려면 솔직해져야 한다. 내가 못난 걸 인정해야 한다. 그래야 발전이 있다


그런 생각을 해왔던 터라 딴에는 자아성찰을 잘한다고 생각했는데 책에서 나온 안 좋은 예시를 보니 나였다. 어떤 사람을 만났을 때 불편한 감정을 느낄 때(소위 '쎄하다' 싶을 때) 나는 그 감정을 리트머스 종이 삼아 상대와 마음의 거리를 두곤 했다. 삼십여년 살면서 무의식에 축적된 빅데이터가 내게 신호를 보내는 것이니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쎄한 느낌이 맞아떨어진 적이 꽤나 많았으므로 더욱 쎄한 느낌을 신뢰했다. 그런데 가만 생각해보니 보고 싶은 대로 봤던 것이 아닌가 싶었다. 확증편향. 역시 내가 맞았네 하는 것만 크게 기억하는 것일 수도. 쎄한 느낌이 틀렸던 적도 분명히 있었다. 이 책에서는 그 쎄한 감정이 들 때 기계적으로 '자의식 해체'를 떠올리라고 한다이 쎄함은 어디서 온 것인지, 어떤 열등감이 자극되었는지 생각하라고 한다


그러고보면 왜 쎄한지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다. 막상 까놓고 보면 그저 예전에 별로였던 누구와 닮아서, 그냥 느낌이 별로여서, 안 좋게 행동할 것이 상상되어서 등등 모호한 이유가 많았다. 내가 쎄함을 느꼈던 사람도 누군가에게는 귀인일 수 있다. 하나라도 더 배우려고 한다면 그 사람을 대하는 내 무의식적 태도도 바뀔 것이고 그 사람이 나를 대하는 태도도 바뀔 것이다. 결국 쎄하다고 느껴서 멀리할 때 '상대'가 문제라고 생각했지만 사실 문제는 '나'였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최근에 쎄함을 느꼈던 만남을 떠올려봤다. 그리고 솔직하게 들여다보니 '질투'가 있었다. 


나를 가둬둔 자의식 찾아내기. 난 호기심이 많고 나의 많은 가능성을 다 탐구해보고 싶다. 그런데 내 모험의 발목을 잡고 있던 건 내 자의식이었다. 변화를 피하고 안전하게 나를 보호하기 위해 합리화에 특화된 자의식. 예를 들어 '난 운전 무서워서 못해', '난 숫자나 계산에 약해', '난 불안 지수가 높아서 예민해' 등등. 스스로를 어떤 프레임에 가둬둔 건 나였다. 나의 여러 가능성을 탐구하고 싶다면 내 정체성을 바꾸고 새로 만들어 나가야 한다. 그리고 난 충분히 할 수 있단 걸 안다. 지금 나의 정체성은 의대생, 한의사, 가족, 블로거 등이 있겠지만 더 확장해서 작가, 유튜버, 투자자, 라디오 DJ, 작사가 등도 될 수 있는 것이다. 자의식을 깨고 정체성을 바꾸는 가장 쉬운 방법은 관련 책 10권 이상을 읽고 글을 쓰는 것이다. 진실은 간단하다. 




Give = 기여 = 마케팅 = 배려

돈을 버는 근본 원리는 상대를 편하게 해주기 or 상대를 행복하게 해주기 이다. 결국 마케팅이다. 전달력 떨어지고 나만 재밌어서 만드는 컨텐츠는 아무리 내용이 좋아도 파급력이 작다. 물론 내가 재밌어하는 주제여야겠지만 거기서 '상대방에게 무엇을 해줄 수 있는지'를 생각해 녹여내는 것이 큰 차이를 만들어 낸다. 이 블로그도 몇 년간 해왔지만 상대방 보다는 자기만족 목적으로 글을 쓰는 것이 컸다. 마케팅은 비단 상업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연애에도 적용되더라. 내 사랑을 '상대방이 느낄 수 있게' 표현해야 한다. 마케팅은 닳아빠진 기술이 아니라 인간관계의 기본인 배려이다.  


이 책에서 강조하는 또하나의 키워드는 giver이다. 이번 일본 해외실습에서 뵌 교수님들께 엄청난 내리사랑을 받고 이게 giver구나 느꼈다. 가만 보니 주변에도 giver들이 있었다. 꼭 1:1로서 giver가 아니더라도 이 사회와 자신이 속한 그룹에 내가 무엇을 '기여'할 수 있는지에 대해 늘 생각하던 친구가 있었다. 실제로 '기여'라는 단어를 자주 써서 인상깊은 친구였다. 나 하나 잘 될 생각만 하던 나와 달리 미래 꿈을 생각할 때에도 이 사회에 어떤 기여를 할 수 있다라는 비전이 있었다. 그리고 해외실습을 알아보고 준비하는 과정에서 만났던 수많은 친구, 선배, 교수님들도 아무런 대가 없이 기꺼이 도움을 주셨다. 마음에 담아두는 키워드로 '기여'를 추가했다. 결국 Giver나 기여나 마케팅이나 배려나 모두 '상대방의 니즈'에 초점을 맞춘다는 점에서 일맥상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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