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찾는 시간 '52'

#3 18시 30분에 퇴근한 이후에 바뀐 것들

by 이준성공

1월 초부터 나를 찾는 시간 52주 프로젝트를 시작하고 아내와 트러블이 있었다.

왜 당신을 위해서만 사는 것이냐고


솔직히 내 마음을 몰라주는 아내가 미웠다.

내가 52주에 도전하는 이유는 나를 위해서 이기도 했지만 가족이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한 고민도 포함되어 있었고 내가 잘되어야 궁극적으로 우리 가족도 잘되는 것아닌가?

선순환을 만들기 위한 목적이었지 나혼자 즐기고 느끼려는 것은 절대 아니었다.


아내는 52주 도전을 포기하고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을 강요했다.

52주 도전을 하려면 차라리 아이들과 함께 하라고...

그렇게 곰곰히 생각해 보다보니 새로운 주제가 정해졌다.

초기 컨셉은 새로운 경험이었지만 어려움과 트러블 속에서 새로운 주제가 탄생했다.


가족


이런 생각에 빠져있을 때 쯤 우연히 SBS스페셜 '아빠의 전쟁' 3부작을 보게 되었고 충격에 휩싸였다.

https://youtu.be/qCc5ATnIh9g


내 상태가 생각보다 심각한 상황이구나...

여기서 나오는 아빠들과 별반 다를 것 없는 나의 모습에서 커다란 충격을 받았다.


내 행동이 바뀌지 않는다면 우리 나나자매도 언젠가 나를 외면하고 싫어할 것이라는 사실에 소름이 끼쳤다.

물론 언젠가 우리 딸들도 나의 관심과 사랑보다 필요한 것들이 많아 지겠지만 5살 2살 꼬맹이들에게는

아빠라는 존재가 엄마 다음으로 가장 소중한 존재임에도 나 스스로는 엄마에게 모든 것을 위임한체로

위험한 상황을 인지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래서 나를 찾는 시간 52주는 나를 찾는 시간이자 바로 우리 가족을 찾는 시간으로 만들기로 다짐했다.


우선 첫번째로 했던 행동은 18시 30분에 퇴근하는 것이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일찍 퇴근하는 것을 참으로 어려운일이다.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를 마무리 하지 않으면 무책임하다고 낙인 찍히고 상사와 동료로부터 따돌림을 받게 될 수 있다.

그리고 정해진 시간에 업무를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고도의 집중력과 정확한 우선순위 설정 그리고 일정 및 계획에 맞춰 적절한 업무를 수행해야 한다.


18시 30분 퇴근하기 위해서 가장 먼저 바뀐 것은 업무 습관이다.


예전에는 일을 마무리 하지 못하면 야근을 하거나 저녁에 술 약속을 잡았지만 가족과 함께 저녁을 먹기 위해서는 반드시 18시 30분에 퇴근을 해야 했다.

내가 다니는 회사는 야근을 강요하는 문화가 아니지만 그날 일은 그날 마무리해야 하는 분위기라

야근과 주말 출근이 잦은 편에 속한다.


상사가 퇴근하는 시간은 대략 18시 30분 전후


나도 그 시간에 맞춰 모든 일을 마무리하고 퇴근을 준비한다.

회사가 판교로 이전할 때 우리 집도 야탑동으로 이사를 했기 때문에 30분이면 집에 도착할 수 있었다.

저녁을 20분만에 후딱먹고 두 아이와 함께 숨바꼭질 놀이를 하는데 동생은 '거친 숨소리'와 '외로운 늑대'

역할을 하고 아빠와 언니는 이불 속과 작은방으로 도망 다닌다.


사랑스러운 딸들이 꺄르르 웃는 소리를 들으면 세상에 이보다 행복할 수 없다.

결국 우리 딸들과 이런 소중한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 회사도 다니고 돈을 버는 것인데...

소중한 것을 망각해 왔지만 더 늦지 않아 천만다행이다.

IMG_9419.JPG 거친숨소리와 엘사 언니

그렇게 1시간을 뛰어다니다 오후 8시 30분이 되면 양치질을 하고 네 가족이 나란히 잠자리에 들면

아내와 밀린 이야기를 소곤소곤 하다보면 아기들은 잠에 든다.


이렇게 아이와 하루에 2시간 이상 함께 보낼 수 있게 된 것이다.


보통 아이를 재우게 되면 오후 10시에 일어나 독서를 하거나 글을 쓴다.

물론 회사 일을 마무리 해야하는 경우가 많아 다시 일어나 차를 타고 회사로 향하곤 한다.

밤 늦은 시간에는 직원들이 없어서 방해받지 않고 조용히 일을 할 수 있다.

나의 상사는 나에게 항상 이렇게 말한다.

"어떤 일을 할 때 1시간에 일을 처리하는 사람이 있고 4시간에 일을 처리하는 사람이 있고 8시간에 일을 처리하는 사람이 있다. 일을 잘하면 상관 없지만 일을 못하면 (4시간이고 8시간이고) 남아서 노력을 해야한다."


18시 30분에 퇴근하기 위해서는 무모하게 4시간이고 8시간이고 회사에 남아 있을 수 없었다.

1시간에 끝내는 사람들을 만나서 비법을 물어보고 때로는 상사에게 사정도 설명하고

동료들에게도 양해를 구해야만 했다.


그 동안 나는 책임감이 강하다고 생각했지만 일에 대한 책임감은 좀 더 다른 것 같다.

결국 '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책임감인 것이다.

사실 내가 '일못'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 중에 하나가 핑계가 많고 똑같은 방법으로 다른 결과를 바래왔기 때문이라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그렇게 52주의 세 번째 도전은 무척이나 성공적이었고 가족과 일에 대한 많은 변화가 있었다.


2017.01.29

Hy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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