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육아(育我)

아빠도 아빠가 처음이야...

by 이준성공

아기가 뱃속에 있을 때에는 아직 실감을 못했다.

아무리 초음파를 한다고 하더라도 마냥신기하기만 했지 현실로 다가오지는 않았다.

출산일이 다가오면 다가올수록 초조해져만 갔다.


집이 야탑동이었기 때문에 우리는 가까운 곽생로산부인과에서 출산을 하기로 정하고

마지막 카운트다운을 하고 있었다.

하느님, 부처님, 그리고 저를 도와주시는 많은 분들

제발 우리 아가 손가락 발가락 모두 정상으로 태어나게 해달라고 매일 기도했다.


아내는 맘카페에서 글을 많이 읽고 이미지트레이닝을 너무 했는지 출산 한 것처럼 능숙하게 준비를 했다.

반면에 나는 당장 아내가 출산할 때 힘주기 호흡법이 어떻게 되는지도 가물가물하고

너무 모자란 것 같아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전에 출근하면서 아내에게 이야기했다.

아기가 나올 것 같은면 언제든 이야기하라고 바로 달려오겠다고.

오후에 아내는 급하게 전화를 했다. 양수가 터진것 같다고

그리고는 출산하면 뭐 먹을 수 없으니 출산하기 전에 먹고 가야하겠다고

그래서 부랴부랴 설렁탕을 사러 갔다.

아내는 자신을 위해서 그리고 뱃속의 아기를 위해서 열심히 먹고 또 먹었다.

늦은 저녁 아내는 차분하게 나에게 말했다.

여보 이제 병원 가야할 것 같아


심장이 쿵쾅쿵쾅 두근거리고 손발을 어떻게 해야할 지 잘 떠오르지 않았다.

몇 일전부터 캐리어에 출산에 필요한 물품들을 모두 넣어두었기 때문에

차분하게 트렁크에 캐리어를 싣고 아내의 손을 잡고 보조석에 앉혔다.

오후에 9시 39분 진통하고 있는 아내를 바라보며 이렇게 메모했다.


세상이 나에게 준 첫번째 선물
아내와 달콩이 모두 건강하기만을 바랍니다.


9월 5일 11시 46분

그렇게도 만나고 싶었던 달콩이가 세상에 나왔다.

아기를 목욕시키면서 그 동안 수도 없이 연습했던 "예쁜 아기곰을 불러 주었다."

그렇게 울던 아기가 아빠의 노래를 듣더니 거짓말 처름 울음을 멈추었다.

기쁨도 잠시 간호사가 아기를 빼앗듯이 데리고 갔다...


아기가 바뀌진 않겠지?

혹시 아프거나 병이 있는것은 아니겠지?

아내와 나는 모든 게 생소하고 처음이라 전전긍긍했다.


기다리고 기다리다 아기와 함께 있을 수 있는 모자동실 시간이 되었다.

이녀석이 지금은 16킬로램이 넘지만 그 때는 3.21킬로글매 밖에 안되서 깃털같았다.

아기를 안아주는 방법도 잘 몰라 어정쩡하게 안고 있는 나를 보면서도

얼굴에는 웃음이 떠나질 않았다.


그리고 이틀 후...

군대에서 자대 배치를 받는 것처럼 우리도 드디어 아기와 함께 산후조리원으로 입소했다.

우연인지 운명인지 아기의 몸무게와 동일한 방으로 배정 되었다.

IMG_3984.JPG


2018. 04. 10

Li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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