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과 지옥(산후조리원과 우리집)
우리가 계약한 산후조리원은 동그라미산후조리원으로(현재는 맘스파크로 개명했다.)
프리미엄급이라고 해서 갔는데 개업기념으로 가격도 저렴하고 사장님이 무척 마음에 들었다.
사장님이 약간 독특하신 분인데 과거에 무슨 일을 하셨는지 모르겠지만
자신의 일에 대한 철학이 있었던 분으로 기억한다.
혹시나 자리가 없을까 아내가 입원하자마자 전화를 해서 아기를 낳다고 득달같이 이야기 했다.
무사히 입소절차를 마치고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달콩이와 함께 모자동실을 했다.
지금은 첫 째를 들고 돌리고 던지고 하는데 그때는 혹시나 아기가 잘못될까봐
조심~조심~ 그렇게 얼마나 유난을 떨었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나중에 둘 째 태어날 때도 아기는 조심 조심 ㅠ.ㅠ
처음이라 모든게 새롭고 모든게 힘들었다.
분유를 먹이는 데도 힘이 들고
분유를 먹이고 나서는 트림을 시키는 것도 힘이 들었다.
하루에도 수십번씩 기저귀를 갈아줘야 하는데
이녀석은 정말 똥싸개다.
먹고 자고 싸고
그런데 정말 신기한건 이런 어려움이 나와 아내에게는 너무나 행복한 순간들이었다.
그 작은 손가락과 발가락 얼굴을 만지고 있으면 우리는 살아있다는 사실에 감동했다.
회사에 잘 말씀 드려서 출산휴가 5일과 더불어 연휴 3일 그리고 휴가 5일을 사용해서
2주동안 산후조리원에서 아내와 함께 계속 지낼 수 있었다.
아내는 젖몸살이 너무 심해서 매일 마사지를 받고 남들보다 월등한 양이 나와서
주위 맘들의 부러움?을 샀다.
정작 아내는 젖몸살로 고통받고 있는 것도 모르고 ㅠ.ㅠ
그나저나 매일 아침 맛있는 미역국을 먹고 맛난 음식들을 먹고 있자니 산모가 아닌 내가 건강해지는 것 같았다.
저녁에는 아내와 함께 TV를 보면서 신나게 웃기도 하고 밤에는 모자동실을 하면서 달콩이와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행복한 2주일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집에 도착하고 나서 갑자기 멘붕에 빠졌다.
돌이켜보면 산후조리원은 천국이었다.
산후조리원 직원이 분유도 타주고 기저귀도 갈아주고 아침마다 씻겨 주고 밤에 재워주어서
우리는 편안했는데 신생아를 키우는게 이렇게 쉬워도 되나?
잠시 안일했던 나를 반성했다.
왠걸 집에 오자마자 아기를 씻기다가 거실이 거의 물바다가 되었다.
그리고 밤에 우는 아이를 달래지 못해서 여기는 지옥, 우리는 거의 울음바다가 되어가고 있었다.
힘든 아내를 위해 긴급하게 도우미 이모님을 긴급하게 고용했다.
이모님은 능숙하게 아기를 씻겨주고 재워주고 분유를 먹여주면서 우리를 도와주셨다.
3일동안 이모님 덕분에 잘 배우고 우리 둘이 조금은 더 능숙하게 달콩이를 케어할 수 있었고
우리 셋의 행복한 동거가 시작되었다.
2018. 04. 18
Lin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