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육아(育我)

잠못드는 밤 그리고 너의 이름은

by 이준성공

신생아를 돌보는 일은 생각보다 신경 쓸 게 많고 힘든일이었다.

아내와 나는 아기가 울면 심장을 벌렁벌렁 거리면서 배고픈건지 아픈건지 똥을 싼건지

오줌을 눈건지 이리저리 살펴보면서 서로 고개를 갸우뚱거리곤 했다.


아기가 곤히 잠들고 있을 때면 혹시 숨을 안쉬는 것은 아닐까 코에 손가락을 대보기도 하고

심장소리를 들어보기도 하고 베개에 질식사하는 아기도 있다고 해서 잔뜩 겁을 먹고 잠들곤 했다.

달콩이는 유난히 안기는 것을 좋아했다.

사람들은 이걸을 손탔다고 하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깃털같이 가벼운 아기를 오랫동안 안을 수 있다는 것은

무엇과도 바꾸고 싶지 않은 행복이었다.


그래서 둘 째를 많이 안아주려고 하는데 매번 '시어~'라고 하면 총총총 도망가버린다. ㅠ.ㅠ


그 때는 잠을 못자서 그런지 아내와 나는 항상 신경이 곤두서 있었고 아기의 사소한 행동에도 예민하게 반응했다.

어쩔 수 없는 것같다.

시간이 지나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음에도 그 당시에는 너무 힘이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달콩이를 품에 앉으면 너무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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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와 나는 소중한 우리 딸에게 예쁜 이름을 짓기 위해 다양한 이름들을 고민했다.

달콩이가 평생 쓸 이름인데 아무렇게나 지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아내는 입버릇처럼 이슬비로 짓고 싶다고 했지만 나는 여름이 좋았다.

매일매일 이름을 고민하는 것도 우리 가족의 작은 행복이자 커다란 기쁨이었다.


캡처.JPG


그렇게 고민하다가 우연히 작명소를 알게 되었고 지체없이 달려갔다.

작명소에서 지어준 많은 이름중에서 학문으로 큰 성과를 이룬다는 나율이라는 이름이

너무 마음에 들었고 고심끝에 나율이로 결정했다.


이나율


감격스러운 출생신고를 마치고 나율이는 드디어 세상에서 이름을 얻었다.

잠못드는밤.JPG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우리는 나율이와 함께


먹고, 자고, 똥싸고, 울고, 사랑했다.


왜 그때는 그렇게 많이 잠을 잤는데도 계속 피곤했는지 모르겠다.

아마도 통잠을 못자고 나율이의 패턴에 맞추느라 그랬던 것 같다.

이제는 107센치미터로 커버린 나율이를 볼 때면

내 가슴팍에 안았던 그 부드러운 손과 좁은 등판 그리고 포동한 궁둥이와 다리

귀여운 손과 발 그리고 울고 웃는 얼굴까지 내 몸과 마음이 모두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다.


글을 쓰다가 갑자기 떠오른 사실이지만 당시에 나는 회사에서 무척 괴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그런 힘든 시절을 견딜 수 있었던 것은 순전히 아기에 대한 사랑과 미래에 대한 희망이었다.

단 한번도 나의 인생이 잘못될 것이라고 생각해 본적이 없었다.

어떠한 일을 겪게되더라도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노라고 다짐했다.


세상을 살아가는데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내가 일을하는 것도 결국 가족을 위한 길이고

새로 태어난 자식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생각하니 회사에서의 괴로움은 어느정도 견딜 수 있었다.


정말 힘든시기에 아기가 태어나 나의 인생에 새로운 의미와 목표를 일깨워 주었다.

나는 항상 다짐한다.

나율이가 나와 함께 하는 시간이 불편해지는 그 날이 올때까지 안나주고 사랑한다고 말할거라고

네가 더 이상 나를 안아주지 않더라도 난 언제나 두팔을 벌리고 너를 기다리고 있겠노라고


2018. 04. 23

Li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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