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일까지는 즐겁다.
나율이와 매일 새로운 나날을 보내게 되었다.
우리에겐 모든 것이 1일이었고 새롭기만 했다.
기저귀를 갈아주는 것도 모유를 먹이는 것도 잠을 재우는 것도 하나둘 조금씩 익숙해져 갔다.
무럭무럭 자라나는 나율이를 보는 게 우리에게는 커다란 기쁨이자 행복이었다.
머리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녀석이 얼마나 귀엽던지 매일 내 다리에 올려 놓고
하루종일 처다보기만 해도 너무너무너무 행복했다.
꼬맹 나율이는 손가락도 작고 귀여웠다.
이녀석의 손길은 한없이 부드러웠고 나의 심장을 매번 두드리곤 했다.
어른들은 사진 찍는데 아무런 어려움이 없지만 영유아들과 함께 사진을 찍는 것은 엄청난 고행과 사전 준비가 필요했다.
우선 빵긋빵긋 웃게 하기 위해선 컨디션이 좋아야 했고 컨디션이 좋으려면 충분히 수면을 취해야 했다.
첫 촬영은 청담 '피아체'에서 진행했다.
우리는 청담동에 있는 피아체의 사진이 무척 마음에 들어 피아체와 계약을 맺으려고 했다.
워낙 유명한 업체고 윤종신씨가 사진을 찍은 업체라 믿을만하다고 생각했으니...
그런데 피아체는 무리한 사업확장으로 주인이 부도를 내고 야반도주를 했다.
다시 돌아오지 않는 아이의 소중한 사진을 찾을 수 없는 많은 부모들의 마음이 얼마나 아팠을까?
금전적인 손해는 물론 아이의 추억도 빼앗아 간 나쁜 사업주였다.
돌이켜 보면 우리는 두 번이나 사기를 피하게 되는 신기한 경험을 한다.
결혼식 예물을 하기 위해서 웨딩박람회에 가서 마음에 드는 업체가 있어서 계약금 10만원을 걸었지만
아내가 다른 업체를 알아보는 과정에서 계약을 취소하려고 했고 업체 연락이 되지 않아 확인해 보니
사장이 야반도주를 했다는 것이었다.
카페에서 확인해 보니 몇 몇 신혼부부들은 결혼식을 몇 일 앞두고 예물을 모두 사기 당하는 곤란한 상황에 처하게 되었다.
이렇게 인생에서 소중하고 중요한 것을 빼앗아가는 사기 범죄는 강력하게 처벌해 주기를 바란다.
우리는 계약금 10만원 날리고 안도의 한숨을 쉬긴 했지만 매사 꼼꼼하게 따져보는 습관을 가지게 된 좋은 계기가 아니었나 생각이 들었다.
피아체에서 촬영은 그다지 유쾌하지 않았다.
불친절한 촬영스태프와 뻔히 보이는 상술이 더해져 피아체의 이미지가 그렇게 좋아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결국 베이비 파스텔로 선택을 했고 상당히 만족했다.
베이비 파스텔로 결정한 이후에도 작은 스튜디오 두 군데에서 촬영을 했지만 가격만 저렴할 뿐
예쁜 사진은 나오지 않았다.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는 곳에는 역시 뭔가 특별한 것이 있는 것 같다.
아기가 울고 보채긴 해도 아직 떼를 쓰거나 돌아다니지 않아 촬영은 수월했다.
고르고 고른 컨셉이 아래 이미지였고 제목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당시 우리는 야탑에 살고 있는 관계로 분당이 더 가까웠지만 분점이었기 때문에
좀 더 멀지만 용인에 있는 본점으로 갔다.
촬영 선생님들도 너무 친절하고 어시하시는 분들도 아기들을 웃기려고 무척 애를 쓰는 모습을 보면서
이 일은 정말 아기를 사랑하지 않으면 할 수 없겠구나 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이렇게 소통한다.
우루루~~
나율아~~안녕! 아이쿠!
이리 보세요 아가~~
자 ~ 엄마 봐야지 이쿠!!
까르르르르르르르르르
뀨뀨뀨뀨뀨~~
도리도리도리도리도리도리
까꿍!!
그 분들은 끊임 없이 소리치고 고개를 숙이고 "한번 웃겨보시지"하는 아기들을 향해 눈물의 몸짓을 하고 있었다.
세상에 쉬운일이 없고 편한 일도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되었다.
그렇게 평화로운 50일이 지났다.
100일이 오면 기적이 온다고 했다.
그건 새빨간 거짓말
2018. 05. 01
Lin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