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육아(育我)

아빠도... 아빠가 처음이야

by 이준성공

#3 예쁜아기곰


좁은 원룸을 벗어나 우리가 이사한 곳은 야탑동에 있는 빌라였다.

예산이 부족했음에도 5분거리에 도서관이 있고 집앞에 탄천길이 있어서

집을 보자마자 계약을 했다.

야탑동은 우리에게 많은 추억의 장소이다.

퇴근 후에는 아내와 도촌동까지 걸으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아기가 세상에 태어나면 우리는 어떻게 살아갈지

지금 이곳에서 계속 살 수 있을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걷는 그 시간이 너무나 소중하고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아있다.


아내는 내가 아빠로서 역할을 충분하게 하기를 바랬다.

혼자만의 아기가 아니라 우리의 아기였기 때문에...


그러던 어느날 아내에게 야근한다고 하고 술을 마시다 걸렸다.

아내 : 여보 임신이 얼마나 힘든줄 알아?
나 : 미안해 여보...
아내 : 뭐가 미안한데?
나 : 그냥 뭐든게 다 미안해
아내 : 너는 도대체 아빠로서 하는게 뭐니?
나 : ...
아내 : 됐어, 넌 아빠 될 자격도 없는 인간이야
나 : 여보 ㅠ.ㅠ

그리고는 아내는 임신할 때 잘못한 것은 평생 기억한다고 했다.

그렇다.

아내는 아직도 임신 때 내가 술마시고 늦게 들어온 것에 대해 이야기한다.

괴롭다.

이번생엔 망했다.


그나저나 아내는 아이를 잘 키우기 위해 열심히 맘스쿨을 찾아다녔다.

교육을 들으면 로션을 받아오곤 했는데 어느 순간 집에 세타필 로션 샘플이 넘쳐나기 시작했다.

맘스쿨에서 우리 달콩이가 건강하게 태어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한땀한땀 정성스레 달콩이 인형을 만들었다.

그 때 정말 놀란 것은 아내가 바느질을 정말 야무지게 한다는 것이었다.

지금도 튼튼한 달콩이를 보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어느덧 아기가 엄마 뱃속에서 발길질을 하기 시작했다.

발차기가 느껴질 때면 배에다 속삭였다.

안녕 달콩아 아빠야

난 네가 너무나 보고 싶어 그리고 네가 태어나면 꼭 이 노래를 불러줄께


동그란 눈에 까만작은 코 ~
까만털옷을 입은 예쁜아기곰 ~

그렇게 달콩이는 아빠의 노래를 들으면서 무럭무럭 자라나고 있었다.


우리는 저녁 산책을 마치고 돌아오는 달빛거리에서 달님을 만나면 이렇게 빌었다.

"달님~건강하고 예쁜 아이가 태어나게 해주세요"


간절한 기도가 통했는지 우리 아기는 너무나 건강하고 예쁘게 태어났다.


2018. 04. 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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