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일해보기? 여행? 대체 뭘 해야하는 거야?
일반 회사는 뽑은 인원을 다 같이 교육시키는데
큰 병원의 경우 간호사를 한 번 왕창 뽑아둔 다음
병원 입맛에 맞게(?) 조금씩 발령을 냅니다
그러다보니 언제 입사할 지 기약도 없이 기다리죠.
우리는 그들을 ‘웨이팅게일’이라고 부릅니다.
(웨이팅+나이팅게일)
웨이팅게일은 주로 신규를 뽑는 병원 특성 상 첫 사회 경험을 하게 될 분들이 많은데요.
그러다보니 불안감에 많이들 물어보시더라고요.
“언제 병원 입사할 지는 모르겠지만 로컬(의원급)에서라도 일을 하는 게 나을까요?”
“여행을 가고 싶은데 언제 부를지 몰라서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어요.”
오늘은 이런 웨이팅게일 분들을 위한 글입니다.
주변에 이런 웨이팅게일이 있다면 이런 막연한 불안감을 가지고 있을, 사회에 첫 발을 떼기 전의 그 용기에 많은 격려를 부탁드려요.
첫 번째로 제안하고 싶은 것은 ‘다양한 진로 탐색’이에요.
저번 글에서도 늦지 않았어, 도망쳐!를 외쳐서
도망 장려 전문이 되는 건 아닌가(?) 싶기도 한데요.
(그래서 10년차 때 도망을 친건지...)
간호사로써도 다양한 길이 있다는 걸 알고 들어가셨으면 좋겠어요.
임상도 잘만 맞는다면 좋은 직장일 수 있는데
이건 들어가서 일을 해 봐야 알 수 있으니
임상 진로와 병원 외의 진로를 모두 고려해 보는거죠.
병원 내에 어떤 부서들이 있는지 미리 알고 가신다면
나중에 원내 공고 등 이런 기회를 잡을 때 좋고요.
또 향후 승진이나 이런 것도 염두에 두실 거라면
대학원도 고려할 수 있어요.
병원 외의 진로를 고려한다면 좀 더 적극적으로 움직을 준비를 해야겠죠.
경력을 1~3년 정도 쌓고 이직 준비를 해야하기 때문에
내가 무엇을 준비해두면 좋을지 미리 파악해두면 훨씬 유리합니다.
처음 입사할 땐 병원이 세상의 전부같지만
병원 밖에도 다양한 세상이 존재한답니다.
물론 병원 다녀봐야 하는 거 아니야? 내가 잘 적응할 수도 있잖아. 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을텐데요.
이직을 해야겠다고 마음 먹었을 때부터 탐색하고 준비를 하려면 일과 병행해야 하기 때문에 쉽지 않을 수 있어요.
두 번째로 제안하고 싶은 건 ‘스트레스 해소법 찾기’입니다.
안그래도 첫 사회생활이라 녹록치 않을 수 있는데,
그 첫 사회생활이 병원이라니.
일과 집을 반복하며 녹초의 삶을 살다보면 시간은 금세 몇 년씩 훌쩍 지나고, 찌들어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미리 내가 좋아하는 걸 꼭 찾으셨으면 좋겠어요.
기왕이면 아무 생각없이 할 수 있는 것과
몸을 쓰는 취미(운동이라던가)는 꼭 가지고 있었으면 좋겠어요.
가끔은 아무 생각 안하고 환기시켜주는 것도 필요하더라고요.
세 번째로는 ‘경제 공부’를 꼭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이건 꼭 간호사로써가 아니라 모든 사회 초년생에게 제안하고 싶은 내용이기도 해요.
병원에 들어가서 월급을 받으면 처음에는 내가 이렇게 많은 돈을 받는다고? 하면서 놀라게 됩니다. (그게 정말 쥐꼬리같은 월급이라더요.)
그래서 좀만 정신을 놓으면 순식간에 홀라당 다 써버려요.
더 무서운건, 그 습관이 고착화되면 정말 바꾸기가 어려워요.
그래서 내 지출을 어떻게 관리하는지,
돈을 어떻게 모으고 불릴 계획인지,
다양한 금융상품과 경제 이슈를 바라보는 눈을 키워두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혹시 모르잖아요. 잘 불린다면 빠르게 은퇴할수도?
웨이팅게일이 많이들 물어보는
미리 일 경험을 해본다던가,
기본 간호를 좀 더 공부한다던가
이런 건 권하고 싶지 않아요.
왜냐면 모르고 싶어도 어차피 다 알게 될 거거든요.
그리고 여행은 개인적으로 세모입니다.
사람마다 다를 수 있지만, 시간적으로나 재정적으로 여유가 있다면 다녀오는 거 너무 좋다고 생각하지만,
둘 중 하나라도 부족하다면 무리해서 다녀올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일하면서도 여행은 갈 수 있으니까요.
(물론 시간은 좀 모자랍니다. 휴가가 자유롭지 않아요.)
결론적으로 제일 중요한 것은,
본인을 잘 돌볼 수 있는 상태로 만드셨으면 좋겠다는 것입니다.
웨이팅게일들, 초조해 하지 말고 잘해낼 본인을 믿어요.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