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 오존 인터뷰, 마음에 드는 도입부
좋은 앨범은 감탄의 느낌표만큼 거창한 물음표를 낳는다. ‘과연 이 앨범은 어떤 의도로 만들었을까?’ ‘내포하고 있는 메시지는 무엇일까?’ ‘이 멜로디와 가사는 무얼 의미하는 걸까?’ 음악을 파헤치려는 탐정의 욕구가 떠다닌다.
우리는 간혹, 무언가를 그대로 즐기는 것 또한 하나의 감상법이라는 걸 잊고 필요 이상으로 복잡하게 받아들인다. 심오한 세계와 치밀한 계산이 경외로운 가수도 있지만, 분명 ‘앨범은 곧 가수 그 자체’라는 사실을 상기하게 만드는 이들도 있다. 언젠가 한 시인이 자신의 시와 관련해 출제된 수능 문제를 풀지 못했다는 씁쓸한 이야기가 떠오른다.
가수 오존은 자신의 감정과 취향을 그저 투명한 진심에 풀어낸다. 과거, 그리고 과거가 만들어낸 현재의 자신을 흘러가는 대로 음악에 담는다. 그래서 그의 소리와 문자는 나날이 발전하고, 그 겹을 걷어내고 난 자리는 늘 투박하다. 단순하지 않은 것을 들고 와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게끔 만드는 오존, 그 충격의 음악이 바로 오존의 멋이다.
고민했다. 블로그(브런치)에까지 기사를 가져오면 이것마저도 일터가 될 것 같아서.
나의 일과 생활이 함께 노출되는 상황은 그닥 좋지 않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어차피 기사도 내가 좋아하는 것들 중 하나니까.
신경 쓴 기사 중 마음에 드는 문장이나 단락 등은 여기에도 남겨야겠다.
이것들도 모이면 당시 내 생각과 관점을 알 수 있을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