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취미와 좋아하는 것 사이
07 취미가 꼭 있어야 하나요?
/취미와 좋아하는 것 사이
"취미가 뭐에요?"
이런 질문을 받으면 항상 말문이 막힌다.
'취미'가 대체 무엇이길래 이토록 압박을 주는 걸까?
나에게는 고루하고 강박적인 단어다.
물론 얘도 처음부터 이런 의도로 태어난 건 아닐 테지만.
어떠한 test를 만들고 빈칸을 채우게 강요한 건 우리니 조금은 불쌍하기도 하다.
그런데 내가 답을 하지 못하게 하는 것도 어떡하냐. 나도 강박에 찌든 젊은인데.
그래서 더 집중한다.
비록 '취미'가 없을 지라도 내가 좋아하는 게 뭔지 찾아내고 그것에 파고들고 중요시 여기며 내 삶에 녹여내려고 한다.
나는 내 방 커튼에 비치는 노란 햇살이 좋고요. 여름에는 방 창문으로 보이는 푸른 나뭇잎도요.
나와 주파수가 꼭 맞는 책을 찾아서 읽으면서 겉잡을 수없이 생각이 터져나오는 그런 순간들을 사랑하고요.
핑크샌드 향초를 켜놓고 칠(chill)한 음악 혹은 뉴에이지 같은 음악을 틀어놓은 그 분위기일 때 가장 평온하고 행복해요.
차라리 '뭘 할 때 기분이 좋아요?"라고 묻는다면 더 대답하기가 쉬울 텐데.
2018.1.31. W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