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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메이 Feb 18. 2018

10  '좋아한다'고 말하기 위한 합리화

- 좋아한다고 왜 말을 못 해!

10  '좋아한다'고 말하기 위한 합리화

    /좋아한다고 왜 말을 못 해!





무언가를 쓰고 싶다는 생각이 강렬하게 들어 어디에라도 적어놔야 겠다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그런 순간에 직면할 때마다 내가 그래도 글 쓰는 걸 즐기는구나 싶은 묘한 쾌감과 그러면서 이렇게 가끔 생각난다는 말이야 싶은 자괴감이 동시에 든다. 마치 쓰다 만 다이어리를 수십 개 발견하는 그런 기분이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좋아한다고 해서 매일 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내가 피자를 좋아하지만 매일매일 몇 년간 먹지는 않잖아? 고래상점의 커피가 갑자기 먹고 싶어서 오랜만에 찾아갔다고 해서 내가 그 커피를 싫어하는 건 아니잖아?


게다가 나는 취향이 시도때도 없이 바뀐다. 무언가에 빠지면 파고드는 성격이지만('깊게' 파고든다고 썼다가 또 그러기에는 너무 열정적인 매니아들을 생각하면 부끄러워져 지웠다) 그건 짧고 굵은 것들이 주를 이룬다. 


그런 내가 쾌감과 자괴감의 괴리를 반복해서 느끼고 있다는 건 어찌됐든 그 행위를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는 말 아닌가. 자주는 아니어도 꾸준히, 이게 '좋아한다'의 또 다른 모습일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18-02-15, Thu



보라색을 좋아하지만 모든 물건이 보라색인 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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