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메이 Feb 19. 2018

11  매일 들뜨는 날이 되지 않기를

- 단 하루를 보내더라도

11  매일 들뜨는 날이 되지 않기를

    /단 하루를 보내더라도





매일 들뜨는 날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365일 중 딱 깔끔하게 65일 정도만 둥둥 떠다녔으면 좋겠다.
65일이면 일 년에 열두 달이니까 한 달에 다섯 번꼴. 따져보니 이것도 많긴 하다.


대신 300일의 차분한 기운을 모아 빛나는 65일을 보내는 생각을 한다. 기억하지 않으려 해도 기억할 수밖에 없는 날들. 기록으로 남겨두고 싶어 띄엄띄엄 쓴 일기장을 다시 꺼내는 날들. 그날을 기록하기 위해 일기장을 (또) 새로 사게 만드는 날들. 그 날들은 반짝반짝 빛날 것이다. 쨍한 햇살 속 커피와 디저트를 앞에 두고, 혹은 공원 벤치에서 와하하 퍼지는 웃음소리처럼.


300일은 65일을 위한 희생이 아니다. 마치 기를 끌어모아 한방에 에네르기파를 쏘듯, 더 아름다운 날들을 보내기 위한 기초 훈련 같은 거랄까.


그런데 내 일상을 돌아보니 아무래도 65일은 (1년의 6분의 1 정도임에도 불구하고) 꽤 많은 날인 것 같다.



18-02-15, Thu



들뜬 마음을 가라앉히는 날들도 필요하잖아요


매거진의 이전글 10  '좋아한다'고 말하기 위한 합리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