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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메이 Aug 13. 2018

'나'를 찾아가는 중입니다

<죽고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를 읽고 든 생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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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는 내가 세운 이상화된 기준과 그를 따라가지 못하는 '나' 사이에 서서 밸런스를 맞춰가는 과정을 담은 책이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을 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에 대한 괴리감을 느끼며 살아갈까. 그 괴리감은 수많은 고민의 발단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중요한 건 내 모습을 있는 그대로 알려고 하고 받아들이고 인정하는 것. 그래야 조화로움이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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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자신에게 갖는 만족감은 중요하다. 하지만 단순히 '만족스럽다'는 감정상태만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그 만족이 어디서부터 오는지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다른 사람의 평판으로부터 온 건지, 진짜 내가 아니라 타인에 의해 형성된 또 다른 내가 만족하는 기준은 아닌지.


헷갈리기는 한다. 사람은 관계를 맺고 부딪히며 자아를 형성한다. 다른 사람에 의해 형성된 내 모습도 나일 텐데, 그럼 이건 진짜일까 가짜일까? 어디까지 받아들여야 하는 것인지부터 어렵다. 내가 틀렸다고 생각하는 행동일지라도 타인의 평판이 긍정적이라면 나는 거기에 만족해야 하는 것일까? 설령 만족을 했다고 하더라도 그래도 괜찮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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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함에 쉽게 빠지는 이유는 부정적인 감정으로 나를 내던지는 건 쉽기 때문이다. 의식적으로 좋고 밝은 생각을 하는 건 어렵지만, 나를 낮추며 남보다 나를 탓하는 건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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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자신이 틀렸다는 생각에 상담을 받았다. 하지만 이렇게 심도 깊은 상담을 나눌 수 있던 이유는 결국 본인이 내 안의 나를 현명하게 바라보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다. 스스로를 들여다 보는 일에 의지조차 없었다면 내가 이 순간에 어떻게 대처했고, 그때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 표현하지 못 했을 것이다. 기억조차 못 한다. 나는 지금까지 얼마나 일차원적으로 살아왔나. 단순히 '기분이 별로였다' '마음이 좋았다'와 같은 상태를 고스란히 느낄 줄 알면서도 그 내면을 파헤치려는 노력을 잊지 않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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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잘 팔린 이유는 딱 하나, '솔직함'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내 자신을 알려고 노력하는 것도 어려운데, 그 과정을 불특정다수에게 적나라하게 꺼내어 놓는다는 건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힘든 일이다. 자신을 꾸며내 가리는 편이 훨씬 쉽다. 많은 사람들이 '나는 이래'라는 틀을 정해놓고 거기까지만 나를 보여주며 사람들이 그렇게 나를 바라봐주길 원하니까. 물론 나부터가 그렇다.


이 책이 세상에 나오기까지 필자는 얼마나 수많은 밤을 고민으로 새웠을까. 책이 나오고 난 뒤에는 얼마나 두렵고도 개운했을까. 두려움을 떨쳐낸 필자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생각해본다. 그 용기가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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