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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늘 Aug 26. 2020

내가 원하는 것들은 모두 두려움 너머에 있다.

다음으로 가기 위해 필요한 것

어느 날 인터넷을 하다, 이영자가 그런 말을 한 것을 본 적이 있다. 


"집에 갈 때 늘 왼쪽으로만 갔는데, 오른쪽으로 가 보니 전혀 다른 내가 보이더라. 

그래서 나를 바꾸기 위해 내가 가장 하지 않을 것 같던 일을 했다.

인생을 바꾸기 위해서는 죽어도 못 하겠는 것을 하나 해 봐라"


한참이고 생각을 해 봤다. 나는 어떤 것을 가장 두려워하는지, 어떤 것을 가장 못하겠는지. 아무리 생각해도 생각이 나지 않아, 그렇게 지나갔었다. 


그리고 얼마 뒤에, 나는 비슷한 말을 또 보게 된다. 


"Everything you want is on the other side of fear"

가끔 누군가가, 나에게 어떤 메시지를 던지고 싶은 것처럼 이런 말들이 들려오는 때가 있다. 그 무렵의 나는 아마도 새로운 무언가가 필요했던 것 같다. 누군가의 프로필 사진에 있었던 말인데 이 말이 나에게 와서 닿았다. 그때부터 나는 원래의 나라면 하지 않았을 일들을 해보기 시작했다. 



1. 무언가를 이끌어보기


태어나서 처음으로, 스스로 나서서 모임의 장이 되어봤다. 독서모임의 파트너에 지원했는데, 나는 늘 모임에 참여하는 역할을 했지, 누군가를 이끄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대학생 때도 늘 나는 무언가의 일원이었지 리더는 해본 적이 없다. 동아리를 하면 총무를 했다. 회장은 하기 싫었다. 조모임을 하면 ppt를 만들었다. 발표가 하기 싫어서. 그래서 나에게 어떤 모임을 이끄는 사람이 되는 건 가장 두려운 일이기도 했다.


그래도 한 번 해보자는 마음으로 태어나서 처음으로, 그런 도전을 했다. 누군가에게는 별 일 아니었을 수 있는데, 첫 모임이 얼마나 떨렸는지 모른다. 발제문도 여러 번 고치고, 모임 할 때도, 같이 어울려 놀 때도 많이 긴장을 했다. 해 보니 생각보다 나는 이런 상황에 많이 서툴구나 깨달았다. 아직도 누군가 앞에서 말을 할 때는 잘 떨고, 사람들 이야기를 중간에서 조율하는 역할은 불편해 한다. 알아야만 고칠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내가 이런 상황에서는 이렇게 하는구나. 나를 보고 깨달을 수 있었다.




2. 절대 가지 않을 곳에 가보기


멕시코로 여행을 갔다. 세상에서 제일가는 쫄보인 나는 집 앞에 길고양이가 있으면 무서워서 집에 못 들어갔고, 어두운 밤거리 돌아다니기를 가장 무서워한다. 그런 내가, 여자인 친구랑 단 둘이 멕시코로 여행을 갔다. 여행 준비를 하면서 지인들이 총기 사고, 납치, 잘못된 음식물 섭취로 인한 실명 등등 사람이 상상할 수 있는 가장 무서운 범죄들을 보내줬다. 모두 멕시코에서 일어난 일이다. 


그래도 갔다! 위험하기로 유명한 멕시코 시티와 플라야 델 카르멘, 칸쿤을 잘 여행하고 돌아왔다. 손가락이 두 개 밖에 없는 나이트 삐끼와 악수도 해봤고, 차들이 180km로 달리는 고속도로에서 무단횡단도 했고, (횡단보도가 없어서 꼭 뛰어서 건너야 했다.) 평소의 나라면 절대 안 했을 다이빙도 해봤다. 


돌아보면 그렇게 많이 웃고, 또 많이 즐거웠던 여행도 없었다. 정말로 다시는 못 가볼 여행이었다. 물론 위험한 곳을 여행해서가 아니다. 그 안에서 새로운 누군가를 만나고, 또 같이 다녀도 보고, 내가 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던 것들을 해 낸 게 스스로 더 신기했다. 멕시코처럼 다시는 못 갈 수도 있는 먼 곳에 갔더니, 내가 두려워하던 무언가에 더 용기를 낼 수 있었다. 아, 내가 이런 것도 할 수 있구나, 평소의 나도 이제 할 수 있겠네, 별 거 아니네. 하는 깨달음을 얻었다.




3. 내 마음을 솔직하게 말하기


처음으로 내가 마음에 드는 사람에게 먼저 연락을 해봤다. 알지도 못하고 어떤 연결도 없는 사람에게 용기를 내봤고, 대차게 무시당했다. 그 용기를 내기까지 얼마의 시간이 걸렸는지도 모르겠고, 몇 명의 사람에게 물어봤는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한 번 해보니 어렵지 않았다. 왜 지금까지 이런 일을 못했지? 하고 생각했다. 생각보다 쉬운 일이었다! 그렇게 처음으로 누군가에게 데이트를 신청해보기도 했다. 


내가 처음이라고 망설였던 많은 일들을 다른 이들은 아무렇지 않게 하는 것들이었고, 나도 할 수 있는 일이었다. 내 감정을 무서워하거나 자존심을 내세우지 않아도 되는 일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결론적으로 나를 존중해주고, 내 감정을 무서워하거나, 또 부담스러워하거나 또 나에게 자존심을 내세우지 않는 사람을 만나야 한다는 깨달음을 얻기도 했다. 나 스스로 너무 벽을 치지 않되, 동시에 그 사람에게도 너무 부담스럽게 다가가지 않을 것. 이 쉬운 말이 나에겐 이렇게 어려운 일이었구나. 




정말로, 내가 원하는 것은 모두 두려움 너머에 있었다.


다른 상황에 나를 놓아본 것은 결과적으로 나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내가 하지 않았던 경험들을 해봤다. 그리고 많이 배웠다. 나를 보기도 했다.  더 이상 안에 숨지 말고, 조금 더 당당 해쳐갈 수 있는 용기가 생겼다. 늘 처음이 어렵지, 두 번 세 번은 쉬우니까. 


만 30살이 갓 넘은 지금 여전히 나에게는 처음 해 보는 일이 많다. 그래도 여전히 그 두려움을 깨며 앞으로 나아가 보려고 한다. 그래야만, 내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으니까. 부족하고 서툴고 그리고 어리숙할지라도, 우선은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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