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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 Meetup에서 만난 ‘코리안 러버’들

aMAYzing Life in Hawaii ep.23

by 오월이

Hey! Meet up! :)


다시 돌아봐도 하와이 생활은 어느 순간도 비는 구간이 없었던 듯하다. 지난 화에서 소개한 저녁 어덜트스쿨도 나의 하와이 라이프를 더 쫀쫀하게 채워주는 듯했고. 와중에 이곳서 만난 한국인 Grace 언니와 우연히 같은 콘도에 머물고 있단 사실에 좀 더 가까워진 느낌이었다. 언니는 안식년을 맞아 하와이를 찾은 의료인이었다. 그것도 국내 최고 권위의 병원과 대학에서 환자를 돌보며 후학을 양성하는 존경스러운 인물이라 (솔직히 말하면) 더 가까워지고 싶은 인연이기도 했다. ㅎㅎ


역시 친구 따라 강남 간다고 언니를 통해 접하게 된 신세계! 바로 매주 토요일 오전, 알라모아나 인근 대형 카페에서 두 시간씩 한국어와 영어를 나누는 사람들의 언어교환 모임이었다. 미국서 만든 'Meetup'이라는 앱서비스를 통해 운영되는 곳이었는데 한국어와 영어, 서로의 언어를 더 깊게 배우고자 하는 공통의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끼리 오프라인에서 만나 소통하는 곳으로 언니 덕분에 나도 덥석 돌아오는 주말에 초대를 청했다.

OIG2.rY7w14p9ub9vsK1fOGAR?pid=ImgGn 평소 카메라를 잘 켜지 않는 덕에, ai로 내가 참여했던 그 순간을 가장 비슷하게 구현해 보았다. ㅠ.ㅠ


모임은 하와이 컨벤션센터 인근의 호놀룰루 카페에서 진행되는데, 도착하면 우선 본인 음료를 주문하고 참석자들끼리 마련해 놓은 자리에 합석을 한다. 참고로 별도의 참여비는 없다. 모임이 시작되면 돌아가며 간단히 자기소개를 하는 것(아무래도 이건 만국 공통인 듯)이 수업의 관례인 듯했다. 미국인(하와이안뿐만 아니라 미 본토에서 건너온 사람들들도 많았다)들은 한국어로, 반대로 한국인들은 영어로 말하는 것이 룰이라 하여 시작부터 긴장이 바짝 되었다.


아무래도 하와이다 보니 한국인보다는 미국인 참여가 좀 더 많았다. 찐한 대구사투리를 구사하는 이 모임의 방장님은 실제론 대구에서 살아본 적이 없다는 재밌고 놀라운 사실을 전했다. 출생부터 쭉 해외에서 살았지만 부모님 영향으로 대구사투리가 모국어가 되었다고...(충분히 그럴 수 있겠다.) 이분은 참고로 아내가 미군서 군의관으로 근무하고 본인은 가사와 자녀들을 돌보는 전업주부라고 당당히 말하는데 뭔가 되게 이국적이고 속 시원함이 느껴졌다.

OIG2.exN47R1KDqTE8Nzkdml8?pid=ImgGn [참고] 오늘은 모두 ai로 제작한 이미지이며 실제 인물과는 관련이 없습니다.

또 다른 모임의 참가자는 나이가 지긋하신 미국 퇴역 군인과 그의 한국인 아내로 아주아주 오래전 용산에서 꽤 긴 시간을 주한미군으로 생활한 적이 있다 하셨다. 아내분은 자세가 정말 곧고 우아하셨는데 아니나 다를까 플라멩코를 가르치는 강사라고.. 남편과 늘 손을 꼭 잡고 다정하게 다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OIG1.hSmqzLj62NFyekut6UGO?w=1024&h=1024&rs=1&pid=ImgDetMain&cb=idpwebpc2 [참고] 오늘은 모두 ai로 제작한 이미지이며 실제 인물과는 관련이 없습니다.

이곳에 주둔하는 젊은 미군들의 참여율이 꽤 되었는데 눈앞서 신통방통할 정도로 유창하게 우리말을 구사하는 광경이 되게 생소하게 느껴졌다. 어느 정도냐면 그냥 친구한테 별생각 없이 편하게 얘기해도 다 알아듣고 답하는 거의 그 수준이었다. 그중 한 명은 본인이 주둔했던 국가들의 언어를 대부분 다 유창하게 구현할 줄 아는 그야말로 언어천재였다. 타고난 언어 센스로 한국어를 비롯해 중국어, 일본어, 필리핀어, 태국어, 스패니쉬까지 그의 장래희망은 한국에 외교관으로 오는 거라 했다.

OIG2.tX4kXF8kb674v3j9XWr_?pid=ImgGn [참고] 오늘은 모두 ai로 제작한 이미지이며 실제 인물과는 관련이 없습니다.

다 비교해 봐도 한국이 제일 좋다는 그는 언어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고대부터 근현대 역사, 정치까지 꿰뚫는 폭넓은 상식덕에 내가 상대적으로 작아지는 것 같았다. 나머지 둘도 우리나라 대학에서 운영하는 어학당을 수료한 경험이 있는 '우리말 잘알러'였다. 사실 이 수업을 마치고 자리를 파한 후부터는 모임의 의미와 반하게... 쭉 우리말로 소통하고 심지어 메시지도 한글로 했다는 사실. ㅠ

OIG3.T7fuTUELPg3rjR4nmhFb?w=1024&h=1024&rs=1&pid=ImgDetMain&cb=idpwebpc2 [참고] 오늘은 모두 ai로 제작한 이미지이며 실제 인물과는 관련이 없습니다.

한참 육아 중이지만 이 시간만큼은 남편에게 아기를 맡기고 온다는 젊은 백인 여성과 호놀룰루에서 공무원으로 일하는 필리핀계 미국인 여성. 대부분 한국어를 처음 접하게 된 계기가 우리나라의 가요나 드라마 같은 대중매체를 통해서였는데 공무원을 하는 친구는 가수 박효신에 흠뻑 빠져서 그의 가사를 더 이해하고자 시작한 한국어 공부라 했다. BTS나 세븐틴 같은 아이돌뿐만 아니라 발라더 가수까지 우리나라 가요가 이곳 태평양 한가운데 하와이까지 미치는 영향력이 어마어마하단걸 진짜 피부로 느끼는 순간이었다.

?src=http%3A%2F%2Fcafefiles.naver.net%2FMjAxOTA2MTNfMTYw%2FMDAxNTYwNDE2NTk0MDA5.kmxG-C3jdvPhk7fyRxo2wdlhVI2pTGNeTc_PnqFLSdwg.CjWNAwu3RNtW9oi8GReK3wrP-D4npOtDekE6KzmuRy0g.JPEG%2F20190613_180257.jpg&type=sc960_832 나도 참 좋아하는 박효신의 음악을 하와이에서도 함께 공감할 수 있다니 뿌듯.


의외로 외모는 너무나 한국 사람인데 전혀 우리말을 못해 이제라도 시작해 보겠노라 배우러 왔다는 코리안 아메리칸 남성까지 정말 다양한 사람들의 우리말에 대한 관심을 느끼니 절로 국뽕에 취할 뻔했다.


그리고 한국인들은 Grace언니처럼 안식년을 맞아 이곳에 온 의료 계통 종사자나 아니면 하와이대학에서 공부를 하고 있는 한국분들, 하와이 지사에 파견온 한국 회사 직원 그리고 나까지 네다섯 명 정도 되었다.


첫날 수업을 마치고 자연스럽게 뒤풀이가 형성되었다. 나름 나 때문인가 싶은 착각이 들만큼, 평소엔 잘 없는 자리라 했다. 우린 근처 알라모아나 센터의 일식당에서 푸짐하게 점심을 하고는 노천 Pub에서 맥주 한잔 하며 친분을 쌓는 시간을 가졌다. 나 빼고는 모두 미국사람인데 정말 너무 심하게 우리말로 소통하는 신기한 경험이었다. 이때 내가 영어를 썼었어야 했... ㅉㅉ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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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ai일까요? 아니죠! 실사판입니다. 다만 제 얼굴은 ai로 대체하고 싶습니다요... ㅠ


이날 이후로도 '코리안 러버' 친구들과의 특별한 경험은 이어졌다. 하와이 국제 필름 페스티벌을 찾은 배우 마동석씨를 보러 함께 가지 않겠냐는 제안에 나는 당연히 "Of Course!!"를 외쳤고, 그렇게 찾은 영화관에서 나 뿐만 아니라 친구들 역시 <범죄도시3>를 우리말로 무리 없이 관람한 듯했다. 왜냐하면 이어진 마동석 배우와의 팬미팅에서 영화를 이해해야만 던질 수 있는 심도 있는 질문까지 두 손 번쩍 들고 자신있게 마주하는... 역시 멋진 친구들!

언어는 역시 자신감! 이라 느낀 순간!


이후 난 운 좋게 마배우님과 야무지게 팔짱까지 끼고 기념사진까지 남겼지 뭐람! 이런 '코리안 러버' 친구들 마음만 먹으면 하와이에서 쉽게 만날 수 있다는 사실을 전하며 추억의 한 페이지를 남겨봅니다.








하와이에서 만약 외국인 친구를 사귀고 싶거나, 영어회화 연습이나 문화 교류에 관심이 있다면 Meetup은 안전하고 유익한 도구가 될 수 있어요! (물론 모임 주최자와 리뷰도 체크하는 건 필수예요!) 아래는 제가 찾아본 Meetup 서비스에 대한 설명이니 관심있는 분은 참고하시길~ ^^


� Meetup의 기본 정보

설립 국가: 미국

설립 연도: 2002년

본사: 뉴욕(New York City)

창립자: Scott Heiferman (스콧 헤이퍼먼)

공식 웹사이트: https://www.meetup.com


� 간략 역사

2002년: 9/11 테러 이후 "지역사회 연결"을 강화하려는 취지로 창립

2013년: 1천만 명 이상의 회원 확보

2017년: **WeWork(위워크)**에 인수되어 화제가 됨

2020년: 위워크의 구조조정으로 인해 AlleyCorp 등 투자자 그룹에 재매각

현재는 독립적으로 운영되며 글로벌 유저 커뮤니티 플랫폼으로 성장했어요!


� 현재 규모

회원 수: 약 4,900만 명 이상

운영 국가: 전 세계 190개국 이상

모임 주제: 언어교환, 비즈니스, 테크, 운동, 예술, 여행, 책모임 등 수천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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