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andakko Aug 10. 2016

이렇게 아름다운 그대

망원동, 우리동네 사람들의 '고운 눈으로 몇 걸음 함께'

나는 망원동 주민이다. 망원동이 최근 핫한 동네로 뜨고 있지만 사실 어른들에게는 아직도 어렵고 못살던 동네, 옛날에 침수되기도 하던 동네인 곳이다. 지금은 하루가 다르게 건물이 세워지고 편의시설이 생기고, 운동할 곳도 많아졌다. 우리동네에는 온라인 커뮤니티 페이지 '망원동 좋아요'가 있는데 오늘 기준으로 12,937명이 가입되어 있다. 오늘 이야기는 이 커뮤니티 페이지에 관한 감동기 이다. 


처음에는 동네의 맛집을 소개하고 모임을 통해 친목을 다졌다. 친절하고 건강한 마인드의 병원, 음식점, 옷가게, 에스테틱 등을 추천하는가 하면, 이후에는 이사를 가는 사람이 무료 나눔을, 이사를 오는 사람의 소소한 문의가 이어졌다. 나도 여기서 높은 굽의 구두를 무료로 나눔받기도 하고, 수영복을 싼 가격에 구매하기도 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입모아 '같은 동네 주민이라 믿을만 하다'였다. 나 역시 그랬다. 직거래가 빠르고 간편했고 늘 갈때는 집에서 화장품 샘플이라도 챙겨서 나가곤 했다. 이후에는 쓰레기 불법 투기, 주차문제 등 이야기 할 수 있는 모든 주제가 담기기 시작했다. 그 중에서 정말 아름다운 것은 바로 동물에 대한 사랑나눔이었다. 


누군가 밤길을 걷다가 갓난 길고양이를 발견한다. 당장 커뮤니티에 글이 올라온다.

"너무 작고 어려요ㅠ 편의점에서 물은 사서 따라줬는데 어떻게 할까요?"

그럼 수십개의 댓글이 달린다. 

"손으로 만지지 마시고, 제가 사료 여유분이 있어요. 지금 혹시 어디세요?"


또는 집에서 애지중지 키우던 개나 고양이가 열린 문 틈으로 나갔다. 당장 커뮤니티에 글이 올라온다.

"잠시 청소하려고 열어둔 사이에 나갔어요. 이름은 @@구요, 생김새는...."

그럼 실시간으로 댓글이 달린다. 

(사진과 함께)"버스정류장에서 이 아이가 돌아다녀요. 혹시 맞나요?"

"꼭 찾길 바라요. 저도 집에가면서 유심히 볼게요!"

"혹시 아까 ####에서 봤는데 그 아이는 아닐런지? 저도 한번 가볼게요"


길고양이가 새끼를 낳았을 때, 한강을 걷다가 주인없는 강아지를 만났을때, 길에서 다친 동물을 봤을때, 임시보호소에서 열악한 환경에 있는 동물을 만났을 때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그들을 입양하게되면, 사료를 나누고 동물병원을 공유하고 입양된 아이들의 성장과정까지 공유하는 곳이 바로 이곳이다. 


망원동은 성미산 마을이다. 공동체 가장 모범 사례로 꼽히며 대안학교, 대안카페 등 공유경제를 가장 활발히 하는 동네이기도 하다. 성미산 마을 강령은 '고운 눈으로 몇걸음 함께'라고 한다. 딱 이다. 딱 그렇게 살고 있는 우리 동네 사람들. 정말 곱다 고와. 그리고 참 멋지다. 망원동 좋아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