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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림 Dec 24. 2018

1.우리는 모두가 일상 아티스트

마이 유니버스

ⓒmaywood

이 작업 <마이 유니버스>가 나의 첫 결과물은 아니다. 메이우드의 데일리 키친 아트 첫 작업은 접시 위에 베이비브로콜리와 방울토마토, 그리고 키위와 새싹채소 들을 잘라 꽃밭처럼 꾸미는 과정을 영상으로 찍은 것이었다. 하지만 오렌지, 레몬, 라임, 완두콩 등이 서로 알 수 없는 자장으로 연결되어 있어 쉽사리 끊어질 것 같지 않은 단단함이 마음에 들어서 자주 들여다보는 작업물이다.


데일리 키친 아트 작업은 딸아이의 간식을 싸면서 고민한 결과물이다.

자의반 타의반 워킹맘으로 지내야 하는 나는 또다른 여성, 내 친정엄마의 희생으로 출퇴근을 무사히 할 수 있었다. 그렇게 10년간 손주를 봐주신 엄마는 투병 끝에 돌아가시고 초등 3학년이던 딸아이는 오후 시간을 혼자서 스스로 보내야 했다.


처음에는 오후 시간을 함께하지 못한다는 생각에 안절부절못하며 일하고, 퇴근하면 괜시리 아이에게 미안해져서 맘이 늘 편치 않았다. 하지만 이왕 일을 하는 거 이렇게 울적할 수만은 없었다. 아이가 학교에 다녀와 반겨줄 만한 게 필요했다. 오후간식을 한번 즐겁게 싸놓자. 재미난 간식그릇에 엄마 특유의 개그 메시지를 담아 과일과 빵 종류를 담던 어느날.


"이보다 더 즐거운 작업, 뭐 없을까? 내 일상에 잠깐이라도 내가 나를 표현하는 시간이 될 수 있는 나만의 작은 우주를 만들어보고 싶네. 가장 가까이 있는 우리 가족이 먹는 식재료로 뭔가를 만들어볼까?"


아이 간식을 싸던 부엌 작업대에서 시작한 나의 데일리 키친 아트를 종종 '마이 그린 테이블'이라 부르기도 한다. 이 작업은 우리는 누구나 일상에서 아티스트가 되어볼 수 있다는 생각 또한 품고 있다. 워낙 작심삼일 스타일이라 언제까지 할까 싶어서 주위에 알리지도 않고, 한 100개만 해보자는 결의에 찬 마음으로(?) 시작했었다. 이즈음 꼼꼼이 세어보지는 않았지만 시행착오를 겪은 작업물들을 합치면 아마 100개는 족히 넘은 것 같다.


이 브런치에 내 작업 테이블 위의 이야기들을 조금씩 전하고자 한다. 작업자 메이우드가 일상에서 붓과 물감이 아닌 과일과 채소, 꽃 등으로 다양한 세상의 모습을 표현하면서 메모한 단상을 함께 나누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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