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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메이쌤 Dec 01. 2021

선생님 100점 받았어요

동네 학원 영어강사로 살아남기 34

학생들에게 개인 번호를 공개할까 말까 망설이는 강사들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나도 그랬으니까. 시험 점수나 보강 등의 이유로 휴대폰 번호를 중고생들에게 공개 한지 어느덧 몇 년. 나쁜 일보다는 좋은 일이 많았다. 학생들과 나눈 메시지의 일부를 간직하고 있다가 모아서 공개해본다


100점 맞았다고 자랑하는 문자는 얼마든지 보내도 된단다 얘들아



시작은 수능 치고 온 고3의 메시지, 보통 10월에 졸업을 시키는데 마음의 안정을 위해서 수능 이틀 전날까지도 학원을 오던 J. 고생했다!!



중3까지 함께 공부하고 예비고 과정 전에 그만두는 학생의 학부모 님이 보내주신 문자. 퇴근하고 늦게 읽었는데 그날 피로가 다 날아갔다. 



말도 예쁘게 하는 H, 고등학교 가서도 씩씩하게 잘 해냈으면 좋겠다. 우리 또 만나자!

중3 보내는 시즌에는 이별과 익숙해져야 한다. 참 그게 늘 쉽지 않다. 



영어공부 늦게 시작했다고 하는 Y. 생각보다 잘 따라와서 폭풍 칭찬을 해줬는데 마지막 시험 100점으로 아름다운 마무리 하고 보내서 그래도 마음이 조금 덜 불안하다 



항상 100점 받는 학생만 있는 건 아니다. K는 중2 때 나를 처음 만난 학생이다. 첫 모의고사 성적은 50점대. 3년 간 각고의 노력 끝에 현재는 모의고사 2~3등급이 나온다. 꾸준히 시키는 거 착실하게 잘 따라와 준 학생이라 성적 향상 폭에 있어서는 가장 큰 성장을 보인 학생이 아닐까. 어느새 내년에 고3이라 졸업시킬 때 많이 서운하지 싶다



  


용건만 간단히 하는 타입의 학생들. 시험 끝나자마자 착실하게 시험 점수 알려주는 거 보면 그래도 기특하다. 중학생이든 고등학생이든 고득점은 쉽지 않다.



97인데 왜 울어! 




앞으로 내가 강사생활하면서 대대손손 구전설화로 전할 대사다. 

모.르.는.문.제.가.없.었.어.요


갑자기 평생 충성을 맹세하는 타입이지만 고등학교 졸업이 얼마 남지 않았어 H




3점짜리 틀린 문제 뭔지 보여달라고 했더니 냅다 반성하는 친구도 있다. 혼내려고 그러는 거 아니야 진짜야



브런치에도 남겨두고 싶어서 업로드

12월도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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