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왕자와 시드는 장미꽃
그래서 말인데요,
이제 글쓰기는 극히 일부 사람들의 재능으로 인식되어 특권화 될 것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물론 과거에나 지금이나 '작가'나 '문필가'라는 직업이 있긴 하지만,
그들은 평범한 사람들이 꿈꾸며 이룰 수 있는 경지의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말하자면 글쓰기를 자극하고 권장해서
결과적으로 그 격차를 줄여주는 역할을 한다고나 할까요.
하지만 앞으로는 직업적 글쓰기와 평범한 글쓰기의 격차가 너무너무 벌어진 나머지
보통 사람들이 쓴 글은 노트 한 장을 못 넘기는 메모이거나,
몇 줄의 댓글 정도가 되지 않을까요?
마치 전문교육을 받지 않고는 작곡가나 화가가 될 수 없고,
노래 한 줄, 그림 한 장 못 그리듯이,
인구의 대부분이 글쓰기를 포기하는 날이 조만간 올 것이라는 예감이 듭니다.
제가 지금 이렇게 블로그에 글을 쓰고 있지만,
제 글이 읽혀질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안타깝지만 확실합니다.
저는 유명인이거나, 파워블로거가 아닙니다.
아마 제 지인이나 가족들에게조차 읽혀지지 않을 것입니다.
물론 그들에게 SNS로 제 글을 보낼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그렇게 해도 그 글을 꺼내어 읽진 않을 것입니다.
그냥 바로 서랍 속에 봉인되었다가 휴지통으로 사라지게 될 것입니다.
한 때는 문학동호회 류의 동호인 모임이 온라인 상에 존재하던 때가 있어서
서로의 글을 읽어주던 때가 있었지만,
지금의 작가 지망생들은 모두 파편화, 개별화, 원자화되어서
자기만의 별에서 어린 왕자처럼 어떻게든 자기의 장미를 키워보려고 애쓸 뿐이지요.
평범한 글쓰기는,
힘겹게 잉태되었으나 결국은 세상의 빛을 보지 못하는 슬픈 운명을 가졌고,
그러기에 멸절될 것이라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제가 아는 지인들조차 대부분은 페이스북이나 인스타, 다른 SNS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이 사진이나 영상을 메인으로 해서 소식을 주고받는 신종 미디어들입니다.
어떤 이들은 한 발 더 나아가
라이브 방송 같은 더 많은 시간과 에너지가 소요되는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들도 있지요.
그들에게 저처럼 아직도 자판을 두들기며 텍스트를 만들어내는 사람들은
먼 별나라의 괴상한 외계인처럼 느껴질 수도 있겠어요.
하지만 요즘 기준으로는 결코 짧지 않은 이 글을 읽어주신
당신 같은 분들이 아직은 존재하고 있으므로
이 마지막 외계인의 글쓰기는 끊기지 않고 다시금 이어질 것입니다.
장미는 시들어 마르고.
이 작은 별마저 사라질지라도 말입니다.(끝)
* 저의 글 정원 주소입니다. 잘 가꾸려 노력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