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 딸 걱정

탱자나무 집 할머니 연작 1

by 박독수

탱자나무 집 할머니

지난 여름에 영감님 돌아가시고,

혼자 참깨를 터신다


굽은 허리 한 번 펴시고 하늘 올려다 보니

가지 찢어지도록 주렁주렁

푸른 대봉감


이제 저걸 누가 다 거둘 거시여?


무화과나무 그늘 아래

배 터지게 얻어먹고 잠자던 길 고양이 한 마리,

실눈을 잠깐 떴다 감는다


할매요,

감 딸 걱정 같은 건 하지 마시고

그저 오래 오래 사셔야지라


내 굶어 죽지 않게끔

작은 병, 큰 병 하낱도 없이

그저 오래 오래 사셔야지라


뱃 속에 내 새끼들꺼정 모다 굶어죽지 않게끔

아주 오래도록 사셔야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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