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잣말

탱자나무집 할머니 연작3

by 박독수

지난 봄에 무덤가 언덕 밭에 옥수수 모종 심으시다가

탱자나무 집 할아버지

늙은 매화나무 붙잡고 혼잣말 하셨다


"아따, 꽃 좋다. 매실 많컸다.

그란디 누가 따묵나,

나는 인자 당뇨가 심혀서 매실청은 못 묵는당께"


그 영감님 떠나 보낸 여름 다가고

여기저기 잎새도 없이 꽃무릇 무더기로 제철인데,

탱자나무집 할머니

뽀글머리 파마 새로 하시고 집에 오는 길에

꼬부라진 늙은 배롱나무 붙잡고 혼잣말 하신다


"할매요, 그 꽃저고리 참 곱소,

나는 인자 봐 줄 영감도 없는디,

할매는 누구 보라고 그랗게 몸단장을 자꾸 했쌌소.

안직도 영감이 있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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