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페이지 정도 되는 책을 10명이서 나눠 쓰고서, 작가 데뷔를 했다면서, 책이 나오기도 전에 포털사이트 인물등록을 하려는 사람을 보았다.
이런 사람은 글이 쓰고 싶은 걸까, 아니면 그저 유명한 사람이 되고 싶은 걸까. 누군가는 책을 명함 삼아 활동하려는 이들도 있겠지. 요즘엔 아예 '네이버 인물 등록' 가능하다면서 공저책 쓰기 프로그램을 유도하는 업체들도 있던데. 그렇게 서둘러 인물등록하는 게 딱히 잘못됐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시선에 따라서는 정말 부지런한 사람이구나 생각할 수도 있을 테니까.
다만 그가 낸다는 책은 한 독립출판사에서 나오는 10인 공저책이었다. 보통 독립출판이라고 하면 한 개인이 으쌰으쌰해서 책을 내는 경우가 많은데, 10인 공저라니, 흔치는 않은 상황. 인터넷서점에 뜬 책의 미리 보기를 보았는데 조금 재미난 내용이 있었다.
"너는 혼자가 아니야." 이 짧은 문장 하나를 쓰는데 따옴표 모양과 방향과 마침표 위치까지 틀렸다. 따옴표 모양이 왜 다를까. 브런치 같은 곳에 쓴 글 그대로 복사붙여넣기 해서 한글에 옮기면 따옴표 이렇게 나오던데.
독립출판의 가장 큰 약점이라면 이처럼 교정교열 작업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10인 공저임에도 아무도 이런 내용을 지적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공저인들이 책과 하나가 되지 못하고 각자 따로 놀았다는 이야기로 해석할 수도 있을 것 같고.
실제 책이 나오기도 전에 이런 걸 지적하는 내가 출판사에서 본다면 몹시 밉겠지만... 뭐 책이 나오기도 전에 포털사이트에 인물등록 하시는 분도 계시니까, 괜찮지 않을까? 미리보기와 실제 책은 달리 인쇄됐을지도 모를 일이지만, 나라면 그 인물등록 조금 미룰 것 같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