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미팅을 앞두고
시간은 우연히도 나를 같은 날, 같은 장소에 데려놓을지도 모르겠다. 작년 5월 26일은 일요일이었다. 전날 일산의 지인 집에서 하루를 묵고서, 다음날인 일요일엔 파주 출판단지에 들렀다. 그때까지도 나는 책 계약을 하지 못해 출판인의 기운이라도 좀 얻고 싶었던 모양이다. 책에서만 봐오던 여러 유명 출판사의 건물을 보는 것도 좋았고, 예쁜 카페와 <지혜의 숲> 도서관을 보는 것도 좋았다.
5월에 투고한 출판사 중 두 곳에서 연락이 왔다. 많은 곳에 투고하지 않았는데 복수의 출판사로부터 연락을 받아 조금 놀랍기도 하고, 아 이 원고도 책이 될 수도 있겠다 하는 안도감이 들기도 한다. 그중 파주에 있는 한 출판사는 원래 이번 주 목요일인 21일 정도에 미팅을 하려고 했다.
출판사 대표가 아닌, 편집자 분과 약속을 잡아놓은 터였는데 출판사 대표님이 마침 목요일엔 선약이 있다고 다음 주 월요일에서 수요일 사이로 미팅을 미루자고 하셨다. 다음 주 화요일이면 5월 26일. 꼭 1년 전 태어나 처음으로 파주 출판단지에 들렀던 날이다. 시간은 우연히도 나를 같은 날, 같은 장소에 데려다 놓을 수 있을까.
1년 전 이맘때, 작가 지망생으로 막막한 기분에 출판단지를 찾았다면, 1년이 지나서는 투고 원고에 대한 긍정적인 답을 듣고 파주 출판단지에 들르게 될지도 모르겠다. 파주에 있는 출판사 대표님은 직접 책을 세 권이나 쓰신 문학가이기도 하다. 다음 주에 파주 출판도시에 가게 된다면 그가 쓴 책을 챙겨 가방에 넣어가야지. 그리고 싸인도 요청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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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1월에 첫 책을 냈고, 차기작도 곧 나올 예정이다. 두 편의 책을 준비하면서, 세 번째 책은 언제쯤 낼 수 있을까, 하는 막연한 두려움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조금 이른 시간에 다음 원고를 완성할 수 있었고, 투고 후에 긍정적인 답도 그 어느 때보다 일찍 받았다.
투고했던 출판사들은 모두 평소 좋아하거나 호감 가던 출판사였기에 어디라도 계약 얘기가 나온다면 망설이지 않고 진행해야지, 생각했는데 두 곳 이상의 출판사에서 긍정적인 답을 받으니 기분이 좋으면서도 어찌해야 될까 싶다. 어떤 출판사라도 상관이 없다면, 역시 같이 작업하게 될 담당 편집자 분들을 만나보는 게 좋겠지.
조금이라도 내 원고에 애정을 갖고 있는 편집자 분과 작업하고 싶다. 하지만 마음이란 게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닌지라 나는 편집자들의 마음을 알 수 없다. 이번 주는 목동에 있는 한 출판사와 그리고 다음 주엔 파주에 있는 출판사와 미팅을 해볼 예정이다.
출판사가 아닌 담당 편집자 분들의 눈을 보고, 허심탄회하게 얘기 나눠봐야지.
같은 원고를 본 두 출판사와의 미팅을 앞두고,
조금 설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