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만담

브런치 인가 작가의 기분은 어떠신가요

by 이경



브런치에 글 쓰는 데까지는 서너 번 엎어졌습니다. 흔한 말로 삼수, 사수 끝에 브런치에서 메일이 왔고, 작가님 축하합니다, 블라블라 어쩌고 저쩌고 종알종알 너 이제 글 쓸 수 있음, 해서 2년 넘게 글을 쓰고는 있습니다만.


브런치는 저에게 애증의 플랫폼 같달까. 글쓰기에는 정말 좋은 플랫폼인 건 알겠는데 어쩐지 저는 브런치에서 인기가 없어도 너무나 없는 게 아닌가 싶어, 가끔은 아 내 글이 그리도 재미가 없나, 왜 구독자가 늘지 않는가 하며 한탄에 빠지기도 합니다.


주변에 브런치에 글 쓰시는 분들 보면 다음이니 카카오니 어디 메인에 글이 올라가서 하루 만에 조회수가 수만에 달하고, 그런 일이 생기면 구독자도 한꺼번에 수십 명이 우르르르, 핸드폰 알람은 수시로 딩동 딩동, 저는 그래 본 적이 한 번도 없어서 그런 기분을 알지 못합니다.


브런치 인기 작가님들, 브런치에 글 쓰고 알람 계속 띵똥 띵똥 울리면 기분 어떠신가요? 막 으윽 진동, 으윽 좋아, 으윽 바로 이 맛에 글을 쓰는 거지, 뭐 이렇습니까, 아니면 그 진동도 지겨워서 알람은 끄고 지내십니까. 저는 그 기분을 알지 못합니다.


저는 투고로 책 두 권을 기획출판으로다가 냈는데, 브런치에서 기획출판으로 책 두 권 이상 낸 인간 중에 구독자가 100명이 안 되는 인간은 제가 유일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인기 없음을 실감합니다. 아, 물론 제 글을 구독해 주시는 몇십의 분들에겐 진심으로 감사합니다만, 그래도 저는 브런치를 단행본 원고의 초고로 쓴다든지, 책 홍보의 장으로 쓰려고 하는데 구독자가 없으니 그마저도 여의치 않아서, 아 이곳에 글을 써봐야 책 홍보가 가당키나 하겠는가 싶달까요.


저는 글이 메인에 소개된 적도 없고, 구독자도 좀처럼 늘지 않고 해서, 대체 어찌해야 구독자가 늘어날 수 있는가 그 방법이란 게 있으면 알고 싶다, 참으로 알고 싶다, 그래서 글 하나 발행했을 때 글이 여기저기 공유가 되고, 구독자 알람이 따랑 따랑 뜨고, 댓글이 팍팍 달리고, 네? 그런 기분을 만끽해보고 싶은데, 2년 넘게 글을 써온 것을 봐서는 가망이 없는 듯하여 아, 이걸 어쩌나 싶고 뭐 그렇달까요.


알고 지내는 한 작가님은, 브런치에 올린 글이 어디 메인에 소개가 되었고 하루에 수만의 조회수가 발생하면서 원치 않게 악플도 좀 달리고 해서, 그 악플을 지우는데 좀 시간을 쓰시기도 했다는데요. 저는 글을 하나 발행해봐야 조회수가 일백을 넘지 않으니, 악플 걱정은 없습니다. 그리하여 악플을 지울 시간도 들지 않아 시간 여유는 좀 있달까. 그저 가끔 누군가 눌러주는 라이킷에 흥분. 아이고야 오늘 쓴 글이 그래도 누군가의 마음에는 들었구나 싶어 약간의 안도감과 함께 그래도 어쩔 수 없는 아쉬움이 들기도 하고.


어느 날 누군가는 브런치에서 제 글을 잘 보고 있다며, 자신도 책을 준비하고 있다는 사람이 있어서, 아 그렇구나 브런치에 응원차 글을 읽고서 댓글이나 달아보자 했는데, 책 한 권도 내지 않은 그분의 구독자는 저의 몇십 배여서, 아, 이거 참 내가 번데기 앞에서 주름을 잡을 뻔했구나, 이 분은 이미 브런치에서 인기 작가시구나 하여 저는 또 의기소침해지고 말았습니다.


브런치는 대체 어떤 작가의 글이 인기가 있는 것입니까. 제 다음 책을 맡아주실 담당 편집자님에게 이런 하소연을 한 적이 있습니다. 편집자님, 저는 브런치에서 인기가 정말 없습니다. 왜 그런지 모르겠어요. 구독자가 좀처럼 늘지 않습니다, 하였더니 편집자님 왈, 브런치는 저도 모르겠습니다, 하여, 아, 이게 나만 모르는 건 아니구나, 그래 글 쓰면서 생기는 인기는 알 수 없는 거겠지, 생각하기도 했는데요.


어제는 문득 브런치 프로필에 걸어놓은 내 사진이 문제인가 싶어 사진을 지우기도 했습니다. 그 사진, 현재의 사진도 아니고 10년 전, 그것도 정면이 아닌 측면 사진인데, 거기에도 못생김이 느껴지는 건가, 못생김이 느껴져서 구독자가 생기지 않는 건가 싶어, 얼굴 사진은 지우고 안경 사진으로 교체. 내가 얼굴은 못생겨도 안경은 예쁘지 않겠는가. 뭐 이런 되지도 않는 마음으로다가 사진을 바꿔 본 것인데요.


뭐, 브런치에 라이킷이며, 댓글이며, 구독자며 그게 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그게 대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싶지만, 그래도 내가 쓴 글을 많은 이들이 읽어주면 좋겠다 하는 것은 글 쓰는 사람 대부분이 가지고 있는 소망이 아니겠는가, 그렇다면 책을 내고서 홍보도 조금 더 수월하게 할 수 있지 않겠는가.


뭐 브런치 구독자 늘지 않는다고 징징거리는 글이긴 합니다만, 이 글의 목적도 결국은 책 홍보 아니겠습니까. 만담은 무슨 만담. 제목 정하기 귀찮아서 요즘 올리는 글의 제목은 하나 같이 모두 '오늘의 만담'일뿐.


데뷔작 소설 <작가님? 작가님!>. 신간 에세이 <힘 빼고 스윙스윙 랄랄라> 온라인 서점에서 만나 보실 수 있고 특히나 신간 <힘 빼고 스윙스윙 랄랄라>는 오프라인 서점 여기저기에 깔려있습니다. 서점 들렀다가 제 책이 보이시면, 아 이 책이 브런치에서 구독자 일백도 안 되는 인기 없는 작가의 책이구나, 하시고 어여삐 여겨주시길 바랍니다.


그럼 이만.

총총.



출간물.jpg







































keyword
작가의 이전글오늘의 만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