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모습이 있다. 편집자의 손을 바라보는 일이다. 손 페티시가 있는 것은 아니며, 여기서 편집자란 남녀노소를 불문한다.
내가 본 편집자의 손은 대체로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는 모습이다. 실물로 보든, 사진으로 보든 그렇다. 꾸미고 싶어도 매일 교정지와 종이를 만져야 하는 직업적 특성상 어쩔 수 없이 깔끔하게 정리해야만 하는 것일 수도 있겠다. 물론 네일아트 등으로 손을 예쁘게 꾸미고 다니는 편집자도 더러 보긴 하지만, 보통은 아주 짧게 손톱을 깎고 다니는 편집자가 대부분이다.
편집자와 만나서 대화를 하다 보면, 어쩐지 모를 쑥스러움에 눈을 마주 보고 얘기하기도 그렇고, 얼굴을 보고 얘기하기도 그렇고 해서, 종종 상대방의 손에 시선을 두고 얘기할 때가 있다. 편집자 S의 손톱은 유독 짧게 정리가 되어있었다. 너무 바짝 깎은 손톱에 살이 닿아서 아프진 않을까 싶을 정도로.
“편집자님, 그렇게 손톱 바짝 자르면, 손 안 아프세요?”
묻고 싶었지만, 이상하게 보일까 싶어 그저 그 손을 바라보기만 했다.
그렇게 아파 보일 정도로 손톱을 바짝 자른 손을 가진 편집자를 보면 왠지 신뢰감이 생긴다. 물론 이 글은 일반화의 오류이고, 손 치장과 업무 능력은 전혀 상관없는 별개의 일일 수 있다. 그럼에도 깔끔하게 정리된 편집자의 손을 보는 일이 즐겁다. 다시 말하지만, 손 페티시가 있는 것은 아니며, 여기서 편집자란 남녀노소를 불문한다.
나는 앞으로 살면서 몇 사람의 편집자를 더 만날 수 있을까.
또 그들의 손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편집자의 손을 바라보는 일이 즐겁다.
저자의 글을 보듬고, 때로는 피폐한 마음까지 쓰다듬어 줄 편집자의 손.
그림은 내가 좋아하는 에셔의 드로잉 핸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