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랑 싸우자 브런치!

요즘 글을 자꾸 올리는 이유

by 이경




내가 2018년 2월에 처음 브런치를 했으니까능, 이제 뭐 한 4년 정도 한 거 같다. 이 기간 브런치 공모전에는 한 두어 번 정도 참여했던 것 같고, 브런치와는 별개로 출판사에 투고해서 책을 세 권 냈다. 독립출판도 자비출판도 반기획 출판도 아닌 기획출판으로 책을 세 권이나 냈는데 얼마 전까지 브런치 구독자가 일백 명이 안되어서, 인스타그램 가 가지고 아이고 인친 여러분, 내가 서러워서 살 수가 없소, 책을 세 권이나 냈는데 브런치 구독자가 일백도 안 되는 인간, 세상천지 나 말고 또 누가 있을까 싶소, 저 좀 구독해주오오오오, 궁핍하고 비굴한 소리를 해대었더니 마음씨 착한 인스타그램 친구 몇몇이 구독 버튼을 눌러주어, 4년 만에 구독자가 일백을 넘게 되었다.


사실 글은 거의 매일 쓰는데, 매일 쓰는 글이라는 게 주로 인스타그램에 주접을 떨며 이런저런 글을 쓰는 것이다. 인스타는 사실 글보다는 사진 위주의 매체겠지만, 어째서인지 나는 인스타그램에 리미트가 걸릴 정도로 긴 글을 쓰다 보니까 누군가는 나더러 인스타를 네이버 블로그처럼 쓴다고 말하기도 했다. 여하튼 인스타 등 SNS에 쓴 글 보고서, 음, 이 글은 괜찮은데 싶은 글이 있으면 조금 더 정리하고 정제하여 브런치에 올리고, 그렇게 브런치에 올린 후에도 음, 이 글은 책으로 나와도 괜찮겠군, 싶은 글은 나중에 모아서 출판용 원고로 집어넣는다.


그러니까 내가 생각하는 내 글의 정성은, 출판용 원고 > 브런치 > 인스타 등 각종 SNS 뻘글인 것이다. 그런데 요즘에는 SNS에 쓰는 글을 그냥 복사해다가 브런치에 붙여 넣는다. 한마디로 물량 공세인 것이다. 그럴 만도 한 것이 아니, 4년이나 브런치를 했는데 어째서인지 브런치에서는 내 글을 메인으로 넣어 준 적이 한 번도, 단 한 번도 없어서, 그 흔한 조회수 뽕을 한 번도 받아보지 못한 것이다. 서러움이 밀려온다.


브런치에서 내 글을 한 번이라도 메인에 올려주었다면 나는 조회수 뽕을 맞고서, 으으으으, 아아아아, 이게 그 말로만 듣던 조회수 뽕이라는 거구나, 으아아아아아, 하고서 황홀경에 빠졌을 텐데, 그런 경험이 나에게는 없다. 이 글만 해도, 브런치에 와서 인스타그램이 어쩌고 저쩌고, 네이버가 어쩌고 저쩌고 하니, 내가 브런치 에디터라도, 이 사람은 정신이 똑바로 박힌 사람이 아니구나, 절대 메인에 올리지 말아야지, 엣헴, 할 것 같다.


누군가는 브런치에 먹는 이야기를 쓰면 메인에 갈 확률이 높다고도 했는데 내가 무슨 대단한 미식가도 아니고, 사십 대 한남 국밥충 주제에 뭐 그리 대단한 먹거리 이야기를 하겠는가. 그래도 먹는 이야기를 한다면, 에라이 빌어먹을 브런치! 아, 이건 좀 심한가. 죄송합니다 브런치.


암튼 인스타그램에서 얼마 전 알게 된 한 분은 브런치에 데뷔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아 다음 메인에 글이 올라가 벌써부터 조회수 뽕을 맞았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 글의 제목이 '작은 가슴은 브래지어 못 입나요?' 였나, 뭐 그랬는데. 그분 말씀하시길, 가슴 이야기를 하였더니 메인에 올랐다고 하여, 흐음, 내 비록 사십 대 한남 국밥충, 오덕씹덕 아재지만, 불행하게도 여유증이 좀 있는바, 나의 가슴 이야기도 해야 하는가, 싶지만 그렇게까지 해서 메인에 오르고 싶진 않은 것이다.


그러니, 답은 물량 공세다. 브런치에 새 글을 올리지 않으면 하루 조회수가 10도 안 나오는 날이 부지기수. 그나마 새 글을 하나라도 올리면 조회수가 30은 나오는 거 같다. 며칠 전에는 테스트 삼아 하루에 새로운 글을 세 개나 올렸더니 조회수가 일백이 넘었다. 십여 년 전 나는 <리드머>라는 흑인음악 웹진에 글을 쓰기도 했는데, 웹진에 글을 쓰면 기본적으로 조회수가 일만이 넘어갔다. 그때는 조회수 일만이 별 거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브런치를 하다 보니까능 조회수 일백에도, 으어어어어 일백이 넘었다, 으어어엉어 하고 감탄하는 지경에 이른 것이다. 그럼에도 아아, 작지만 소중한 나의 조회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하는 생각은 사실 크게 들지 않는다. 그저, 아아, 이게 사는 건가, 나는 왜 브런치 조회수 뽕을 맞지 못하는 건가, 하는 한탄과 독기가 가득 차서, 브런치 너어~ 나의 뻘글 물량 공세를 한번 받아봐라, 싶은 것이다.


오늘의 브런치 목표는 조회수 일백. 흐음. 역시, 이게 사는 건가, 쳇, 싶다.


뭐 뻘글이라도 자꾸자꾸 올리고 하다 보면 언젠가 브런치 에디터들도 내 글을 한 번쯤은 다음이든 지금이든, 카카오든 마카오든 메인에 올려주어 조회수 뽕을 맞게 해주지 않겠는가. 아님 말고. 깔깔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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