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 줄로부터의 글

by 이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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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글은 단 한 줄로부터 출발하기도 한다.


<편집자란 무엇인가>에는 편집자를 대상으로 한 재미난 익명의 앙케트가 실렸는데, 편집자에게 어떤 저자를 원하는지 물었고, 누군가 '정서적으로 안정된 저자. 매우 드물다.'라는 답을 한 것.


<난생처음 내 책>에도 썼지만, 최근 몇 년간은 편집자라는 직업을 가진이들에게서 많은 영감을 받았다.

정서적으로 안정된 저자를 원한다는 편집자의 답변은 뭔가 재밌으면서도 서글픈 감정이 드는 묘한 답변이었다.


정서적으로 안정을 꾀해야겠다, 하는 생각이 들면서도, 글 쓰는 인간들 다들 정서적으로 불안하구나, 나만 이상한 건 아니구나, 하는 생각에 왠지 안도감도 들었달까.


다음 책에 실릴 한 꼭지의 글은 순전히 이 한 줄.

'정서적으로 안정된 저자. 매우 드물다.' 하는 이름 모를 한 편집자의 답변으로부터 쓰였다.


익명의 앙케트이기에 어떤 분이 이런 답변을 하였는지는 알 수 없지만, 책의 한 꼭지를 쓸 수 있게 영감을 주어서 땡큐 쏘 마치. 훗날 저와 인연이 닿는다면, 아아, 그 앙케트의 답변은 내가 했는데 말이지, 하고서 얘기를 해주신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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