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5학년 별명이 삼계탕이었던 이계삼 선생님은 그날의 날짜와 시간을 짚어가며 이 시간이, 이 순간이 지나가면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다, 두 번 다시없을 시간이다, 하는 이른바 시간의 소중함을 설파하고 있었다. 나는 담임 쌤의 그런 일장연설이 너무 뻔하고 지루하다 여겨져 늘어지게 하품이나 하고 있었겠지.
다시 돌아오지 않을 시간이라도, 오늘 지나면 내일은 또 오늘이 될 테고, 일주일 지나면 토요일은 또 올 텐데, 뭐 그리 아등바등 살아야 하나, 한마디로 초딩 때부터 공부머리는 글러먹었었단 이야기다.
그럼에도 2022년 2월 22일 22시 22분 22초는 기념할만한 것 같아 캡처를 해두었다. 다소 늦게 퇴근하여, 집 근처 홈플러스에서 일곱 개들이 2,490원 하는 오이 고추를 장바구니에 집어넣고서는, 야채 코너 앞에서 머저리처럼 이 시간을 기다려 캡처에 성공했다. 다행히 이 시간에 전화가 걸려오거나, 21초 혹은 23초가 아닌 정확히 22초에 캡처를 하였다. 둘둘치킨 먹고 싶네.
시간에 대한 많은 명언이 있다. 가장 유명한 게 '시간은 금이다.'겠지.
'시간은 지나고 나야만 이해가 되지만, 우리는 끊임없이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 존재다...' 하는 말도 좋아하는데, 누가 한 말인지는 지금 모르겠다. 내가 대충이나 외우고 있는 거 보면 똑똑하고 멋있는 사람이 한 말이겠지.
시간, 세월에 대해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글은 소설가 서영은 선생이 중단편집 <시인과 촌장> 서문에 쓴 글이다.
'세월이란 앞에서 볼 때는 오는 것만 보이고, 뒤로 볼 때는 가버린 것만 보인다.'
뭐, 초딩 시절 이계삼 쌤이 했던 말과 별반 다를 바 없는 이야기인 것 같긴 하지만.